[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사진)은 적자 위기에 빠진 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한 해법으로 기존 수급형 대형 패널 중심에서 소형 OLED 등 수주형 사업을 확대할 뜻을 밝혔습니다. 부진한 패널 시황에 얽매이기보다 고객사와 파트너십이 중요한 수주 사업에서 해법을 찾겠다는 전략입니다. 정호영 사장은 자신의 3년 임기 재선임 안건을 주주총회에서 통과시키면서 적자 늪에서 빠져 나올 각오를 새로 다지고 주주들에게 약속했습니다.
21일 LG디스플레이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정호영 사장은 주주서한을 통해 “지속적 성장과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집중해야 할 분야에 대한 선제적·전략적 선택과 이를 뒷받침할 핵심역량이 필수적이라는 인식 아래 사업구조 고도화에 주력해 왔고 앞으로 이를 더 가속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호영 사장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략 고객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물동과 가격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수주형 사업을 확대해 가고 있다”고 영업 전략을 설명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 11% 수준이었던 수주형 사업의 매출 비중을 올해 들어 40%대 초반까지 확대했습니다. 향후 2∼3년 이내에 70% 수준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호영 사장은 “시황 변화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수급형 사업의 운영체제를 재편하고 대형 OLED 사업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TV 시장 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투명·게이밍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시장창출형 사업을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해 갈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구체적인 사업 개편 전략에 대한 설명을 생략했지만 시황이 부진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의 구조조정과 함께 성장시장인 OLED 사업 입지를 다지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날 주총은 사외이사 신규 선임을 통해 의사결정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한 의미도 있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이사회 구성 중 사외이사가 3명으로 비중은 50%를 차지했는데 이번에 사외이사를 1명 더 늘려 총 7명 중 4명 57.14%로 개선시켰습니다.
지난해 이창양 사외이사의 중도사임으로 법원 선임 결정에 따라 작년 4월26일부터 일시 이사로 임기를 시작했던 오정석 사외이사가 이번 정기주총에서 신규 선임됐습니다. 또 박상희 카이스트 신소재공학과 교수가 이사진에 합류했습니다. 박상희 교수는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 회장을 지내고 SID(The Society of Information Display) 석학회원, 공학한림원 정회원, 카이스트 인권윤리센터장도 역임하는 등 업종 전문성이 돋보입니다.
이사 보수 한도는 45억원으로 올해 경영실적 변화에 따른 예상 집행금액을 고려해 전년 대비 15억원 축소됐습니다. 정호영 사장이 자신의 두 번째 임기에서 회사의 경영난과 더불어 한국 디스플레이산업의 위기에서 반전을 이끌어낼지 주목됩니다.
LG디스플레이의 핵심역량 기술 중 하나인 휘어지는 OLED 패널. 사진=LG디스플레이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