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여행업계가 올해 흑자 전환 전망 속 차별화 전략으로 고삐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고물가 때문에 보복여행 수요에만 기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17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039130)는 1분기 해외 항공권 발매 실적 4147억원을 냈습니다. 이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103.3%를 회복한 수준입니다. 해외 항공권 판매 실적이 공식 집계되는 BSP(항공여객 판매대금 정산제도) 기준으로는 1분기 실적이 2706억원입니다. 하나투어는 3월이 비수기임에도 1~2월보다 실적이 높아, 올해 항공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교원투어 여행이지의 3월 대만 상품 모객 인원은 전월보다 8% 증가했고 2019년 3월과 비교해도 90% 늘었습니다.
알래스카 빙하 기차. (사진=하나투어)
여행업계는 영업손실 감소로 흑자 전환을 앞당기고 있습니다. 하나투어 영업손실 규모는 2021년 1273억원에서 2022년 1012억원으로 줄었습니다. 모두투어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233억원에서 163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올해 포스트 코로나 기조와 정부의 여행 회복 정책에 맞춰 빠른 흑자 전환이 기대됩니다. 애프엔가이드 올해 컨센서스는 하나투어 영업이익 154억원, 모두투어 117억원 흑자전환입니다. 하나증권은 올해 1분기 하나투어 영업이익 27억원,
모두투어(080160) 32억원으로 컨센서스보다 빠른 흑자 전환을 예상합니다. 승객 수 회복과 중국 노선 재개 효과에 따른 정기선 비중 증가로 하반기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봅니다.
다만 긍정적 전망과 더불어 보복여행 감소 우려 또한 여전합니다. 호스피탈리티 기업 온다가 1월 숙박업 관계자와 전문가 등 252명 설문한 결과 2024년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응답은 중소형 숙소운영자의 32.1%, 호텔 및 리조트 업계에서 38.8%였는데요. 이들은 내년 전망이 긍정적인 이유로 1위로 경제 회복과 엔데믹 안정화를 꼽았습니다.
현상 유지나 부정 전망을 답한 경우 그 이유로 경제 침체 장기화 우려를 들었습니다. 설문 대상은 숙박업이었지만 여행 소비 관련 전망이라는 점에서 여행 상품 차별화를 통한 모객의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참좋은여행은 유럽 소도시 여행 시리즈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시리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독일 등 3탄으로 구성됐습니다. 1탄인 이탈리아 여행 때 밀라노와 베니스, 피렌체와 로마에도 들르지만 작은 마을 여행과 비중이 같습니다. 참좋은여행은 손님이 인솔자와 이동은 함께 하지만, 도착 후 일정은 자유인 점을 매력으로 꼽습니다.
참좋은 여행은 고연령 리피터(재이용 손님)이 많고 10여차례 유럽 여행을 모두 이 여행사로 한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손님 대부분이 여행 고수이고 작은 마을은 다수가 도보관광 할 수 있어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은 마을들을 목적지로 골랐습니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예매율은 1탄이 50% 선을 조금 넘었고 2~3탄은 저조한 편이지만, 아직 예약 받은 날짜가 며칠 안 돼 무난히 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객들이 '유럽여행을 거의 다 했다 생각했는데 가보지 못한 소도시 여행이 나와서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습니다. 참좋은여행은 작은 마을 시리즈에 노르웨이와 일본 등을 넣어 연내에 10개 상품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하나투어는 여름 상품에 공들이고 있습니다. 최근 7~8월 떠나는 '알래스카 전세기 6일' 상품을 냈습니다. 국내 유일 직항이자 단독 전세기로 가는데, 가장 큰 육지 빙하인 마타누스카 빙하와 세계 최대 규모 산 빙하 엑시트 빙하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고 합니다.
모두투어는 지난 9일 튀르키예 여행 상품 매출 1%를 지진 피해 지역에 기부하는 홈쇼핑 판매를 했습니다. 여행 만으로도 튀르키예 경제에 도움 줄 수 있고 지진 피해 지역에 직접 기부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약 4300콜(1700건)로 예전만큼은 아니었지만 튀르키예 지역의 수요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탈리아 산지미냐노 치스테르나 광장. (사진=참좋은여행)
업체들은 세대별 수요 충족과 고급화 전략 등으로 흑자 전환을 앞당길 계획입니다. 모두투어는 상품 운영 측면에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에게 가성비 높은 상품과 주력 상품군인 시그니처 상품 라인업을 확대·강화합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MZ 세대와 매니아 층의 여행 수요를 상품화할 컨셉형·테마형 상품 확대를 추구하는 한편,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고품격 오더 메이드(Order-made)형 서브 브랜드를 출시하고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 영업 측면에서 동반성장 핵심 가치로 기업 간(B2B) 채널 정비를 마치고 안정적 영업구조 실현을 위한 캠페인과 지원정책을 연간 지속 운영할 계획입니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모처럼 두근두근' 캠페인 지속으로 여행 심리 회복과 구매로 연계될 수 있도록 퍼포먼스 마케팅을 연계 운영하고 이커머스 최적화 사이트 개편과 현지 서비스 모니터링 강화에 나섭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 상품 변화의 일환으로 고객 수요를 반영한 '하나팩 2.0'을 선보였으며, 등급별 노팁, 노쇼핑 등을 적용하고 개런티 프로그램으로 여행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했다"며 "하나투어만의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는 자체 라이브 커머스 '하나 라이브(LIVE)'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참좋은여행은 '여행의 자유'를 강조하는 상품을 강화합니다. 걷는 정도의 빠르기를 뜻하는 '라르고' 브랜드는 하루 1~2개 도시만 보고 관광지마다 최소 2시간씩 머무는데, 2018년 출시 이후 손님의 약 15%가 이 상품군을 이용합니다. 이번에 출시한 작은 마을 시리즈로 '새로운 발견'도 지향합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