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11개월래 '최저'…금리인하론 '솔솔'

6월 소비자물가 2.4%…석 달째 2%대 상승세 유지
정부 "하반기 물가 안정화"…8월 금리인하설 탄력

입력 : 2024-07-02 오후 3:55:0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면서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소비자물가는 석 달 연속 2%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도 2% 초반을 이어가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이르면 오는 8월 기준금리 인하설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다만 석유류와 외식 등 일부 품목의 물가가 불안한 행보를 보인 가운데, 향후 날씨·유가· 환율 등이 변수로 꼽히면서 물가 불확실성도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석 달 연속 2%대 흐름…농산물·석유류는 여전히 불안
 
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8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올랐습니다. 지난해 7월(2.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데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월과 3월 각각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 2.9%로 떨어지며 3개월 연속 2%대에 머물렀습니다.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0%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상승했습니다. 품목별로 보면 고물가 주범으로 꼽혔던 가공식품의 상승률이 1.2%로 전월(2.0%)보다 축소됐습니다. 지난 2021년 2월(1.2%) 이후 40개월 만에 최저 상승 폭입니다. 또 지난해 10월 4.5%까지 뛰었던 생활물가도 지난달 2.8%로 내려앉으며 물가 하향을 이끌었습니다.
 
다만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6.5% 상승했는데요. 수산물(0.5%)과 축산물(-0.8%)은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냈지만, 농산물이 13.3%나 뛰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을 0.49%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햇과일이 나오는 가을까지 공급량을 늘릴 방법이 마땅치 않은 사과(63.1%), 배(139.6%) 등 신선과실이 31.3%나 뛰면서 5월(39.5%)에 이어 30%대의 급등세를 이어갔기 때문입니다. 김 가격도 28.6% 상승해 1987년 12월(34.6%)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석유류도 4.3% 올라 전월(3.1%)보다 오름세가 확대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정부 "하반기 물가 안정화"…민생물가 안정에 총력
 
정부는 이 같은 6월 물가 흐름을 하반기 물가 안정화 신호탄으로 평가하면서 민생물가 안정에 총력을 쏟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6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향후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 물가는 당초 정부 전망대로 2% 초·중반대로 안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차관은 "7월은 여름철 기후 영향, 국제유가 변동성 등으로 물가 여건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먹거리 등 민생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커피농축액 등 식품원료 7종에 할당관세를 신규 적용하고 바나나 등 과일류 28종에 대한 할당관세를 오는 9월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류세 일부 환원 이후 부당한 가격 인상이 없도록 범부처 석유시장점검단 등을 통해 점검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물가 안정세에 '8·11월 금리 인하' 기대감 ↑
 
시장에서는 석 달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에 머물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자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설이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가) 2.3~2.4%로 내려가는 추세가 보이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은도 이날 오전 김웅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향후 물가가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는데요. 김웅 부총재보는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유가 상승 등으로 둔화 흐름이 일시 주춤하겠다"면서도 "근원물가 등 기조적 물가의 하향 안정세, 지난해 8월 유가와 농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르면 오는 8월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요. 현재 세계 각국은 미국이 여전히 기준금리 인하에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유럽과 캐나다 등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있어 금리 각자도생에 나선 상황입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2%에 도달했고 물가 상승률 둔화와 내수부진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점차 경기 둔화에 방점을 두고 8월과 11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6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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