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가 2년 연속 파업 가시권에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서비스직 처우 개선 등을 주장하며 파업한 데 이어 올해도 임금 협상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31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는 다음 달 7일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노조는 지난 22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쟁의조정 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노조가 합법적 단체행동권을 확보했습니다. 24일부터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서 야근 및 외근 일지 작성 거부, 항의 현수막 게재 등 단체행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2일 오후 인천 중구 한성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인천서비스센터에서 임금인상과 처우개선을 촉구하는 파업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성자동차 노조가 예고대로 파업하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입니다.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 2022년 9월 설립됐는데요. 1년 뒤인 지난해 7월 서비스직 처우 개선과 근속수당 지급 등을 이유로 파업에 나선 바 있습니다.
올해 파업은 연초부터 진행해 온 임금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답보상태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실적 악화를 이유로 고용 불안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매출 3조4439억원을 기록했는데, 468억원의 영업손실이 났습니다. 당기순손실도 361억원입니다.
또한 서비스 부문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상여금이 200%에서 올해 50%로 대폭 감축됐고, 영업 부문에선 인원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작년부터 벤츠 등 완성차업체들의 직판매제 도입도 갈등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직판매제는 판매사(딜러)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차를 직접 판매하는 것인데요.
벤츠의 경우 독일 본사나 해외 공장에서 만든 차를 벤츠코리아가 한국으로 수입해 도매로 딜러사에 넘기면 딜러사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였다면, 직판매제가 도입되면 벤츠코리아가 수입과 판매를 모두 맡게 됩니다. 때문에 딜러사들의 불만을 키울 수밖에 없는데요. 딜러사들은 전시장이나 서비스센터, 영업사원 고용 등에 많은 비용을 투자했는데, 직판매제와 온라인 전면 판매는 투자 대비 이익을 얻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급변하는 자동차 사업에 완성차 업계와 딜러사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차업계, 딜러사,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