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넷마블(251270) 단체교섭 방식을 둘러싼 노동조합과 사측 간 갈등이 폭발했습니다.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넷마블 지회는 12일 서울 구로 넷마블 지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성실 교섭을 촉구했습니다.
이날 이해미 넷마블 지회장은 "2000년 넷마블이 설립된 이후 2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넷마블의 직원들은 부당한 일을 당해도 목소리조차 낼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항상 보이지 않는 구조조정이 만연하고 있어, 불안 속에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넷마블 지타워. (사진=이범종 기자)
이어 "최근 2년 사이, 자회사 폐업에 따른 권고 사직 등 구조조정으로 수백명의 직원이 원치 않음에도 급여 1개월치의 해고 예고 수당만을 억지로 받은 채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는 동료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비참해지지 않아도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 넷마블 노동조합을 설립했다"고 교섭 배경을 밝혔습니다.
이날 넷마블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5월28일 넷마블 엔투와 넷마블 에프앤씨 법인에 6월11일 단체교섭 상견례를 하자고 요구했습니다.
사측은 신작 프로젝트 론칭 등을 이유로 상견례 날짜를 7월12일과 17일로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노조는 사측의 요청을 수용했지만, 사측은 약속한 상견례 날짜를 3일 앞두고 사옥인 지타워 내 적정한 장소를 찾기 어렵다며 외부에서의 교섭을 제안했습니다.
또 집중 근무 시간(코어타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를 제외한 시간으로 상견례 시간을 바꾸자고도 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지 않고, 교섭 장소 역시 근무지 바깥으로 제안한 점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화섬노조 수도권지부는 "엄연히 회사 내 회의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의 요구는 무시한 채 계속 외부 장소만을 주장하는 건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분리시키려는 것"이라며 "노조에서 공문을 발송할 때까지만 해도 예약 가능했던 회의실들이 단 하루 사이에 일상적이지 않은 형태로 예약이 잡혔다"는 주장도 폈습니다. 넷마블 노조가 넷마블 몬스터에 사내 교섭 요청 공문을 발송한 이달 2일 사내 12개 회의실이 모두 비어있었지만, 공문 발송 후 특정 팀이 교섭 가능 회의실을 모두 예약했다는 겁니다.
화섬노조는 "노동 현장인 회사 내에서 단체 교섭을 하는 건 상식"이라며 "엔씨소프트, 넥슨, 스마일게이트, 엑스엘게임즈, 네이버, 카카오 등 여러 게임·ICT 노동자들과 사측은 사내에서 교섭을 진행했고, 참여 조합원의 교섭시간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해 줬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사측은 노조 입장을 고려해 시간과 장소를 바꿔 제안했지만, 노조가 교섭에 나서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넷마블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노동조합의 요청에 따라 상견례를 위해 시간 제약없이 사용 가능한 본사 부근 회사 소유의 건물 회의실을 준비했고 해당 장소에서 양측이 합의한 날짜에 상견례를 진행할 것을 안내했으나, 노동조합에서 불참 의사를 밝혀온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사는 상견례를 위한 실무교섭을 요청해 현재 노동조합과 실무교섭을 1차례 진행했으며 조속한 상견례 진행을 위해 추가 실무 협의를 진행 예정으로 노동조합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조합활동에 대한 근로시간 면제에 대한 요구는 단체교섭에서 논의되어야 할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추후 단체교섭 과정에서 이를 노동조합과 성실히 교섭해 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