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7일 조선인민군 제2군단 지휘부를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 지원을 위해 정규군 약 1만 2000명을 파병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전쟁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서방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해 추가 병력과 자원을 지원할 경우 이른바 '세계 3차 대전'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서방, 우크라 추가 지원 의사…확전 가능성
19일(현지시간) 프랑스와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 정규군이 개입하는 것은 전쟁을 심각하게 확대하는 길"이라며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갈등을 새로운 단계, 더욱 격화되는 단계로 몰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같은 움직임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종식시키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승리 계획'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도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파병 보도를 확인할 수 없지만 그런 움직임이 사실이라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G7 국방장관들도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단기·장기적으로 군사 지원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임을 강조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우리 국정원은 지난 18일 "북한군의 동향을 밀착 감시하던 중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북한의 파병은 1만 2000며명으로 4개 여단 규모입니다. 특히 이미 특수부대 1500명은 러시아 함정을 타고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CNN>도 우크라이나 정부 산하 정보보안센터(CSCIS) 자료를 통해 북한 군인들에게 배포된 것으로 보이는 보급품 지급용 설문조사 용지를 공개했습니다. CNN은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배치되기 전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의 파병이 기정 사실화된 겁니다.
우크라이나는 북한군 선발대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북한의 참전이 '세계대전을 향한 첫 단계'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 "반미연대 구도 출현 앞당기나"
한편 20일 <조선중앙통신>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한미일 주도의 새 대북제제 감시체제인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이 출범한 것에 대해 "가담한 나라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최 외무상은 "존재 명분과 목적에 있어 철저히 불법적이고 비합법적"이라며 "미국과 그에 맹목 추종하는 일부 국가들의 일방적 행태는 국제관계의 근간을 흔들어놓고 세계 안전 환경을 심히 어지럽히는 위협적 존재"라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그는 "잘못된 관행에는 불가결적인 반응과 상응한 대가가 뒤따르게 돼 있다"며 "만일 미국이 강권과 전횡으로 세계를 움직이려 한다면 (중략) 세계적인 반미연대 구도의 출현을 앞당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보도에서 북한은 우크라이나전 참전을 위해 러시아에 군을 파병했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와 비판에 대해서는 입장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