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교도통신과 공영방송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191석을, 연립 여당 공명당은 24석을 차지했습니다. 자민당과 공명당 의석수 합계는 215석으로 중의원 465석 과반인 233석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양당은 각각 247석, 32석으로 총 279석이던 선거 시작 전 의석수보다도 크게 줄었습니다. 

 

야당이 나머지 250석을 가져갔습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이 148석을 차지하며 약진하며, 기존 98석보다 50석을 늘렸습니다. 이어 일본유신회 38석, 국민민주당 28석가 뒤를 이었습니다. 신생 정당인 레이와신센구미가 9석, 공산당 8석, 참정당과 보수당이 각각 3석, 무소속 등이 12석을 얻었습니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놓친 것은 옛 민주당에 정권을 넘겨준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처음입니다. 앞서 자민당은 2012년부터 2014년, 2017년, 2021년 등 4차례 총선에서 매번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해 왔습니다. 여기에 공명당과의 연립을 더해 자민당은 안정적 정치 기반을 구축해 왔습니다.

 

자민당이 이번 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지난해 말 터진 당의 비자금 스캔들 파문과 고물가에 따른 실질 임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자민당은 '비자금 스캔들'을 희석하기 위해 이시바 총리로 '당의 얼굴'까지 바꿨지만 제대로 된 정치 개혁안을 내놓지 못한 채 결국 패배했습니다.

 

여당이 과반을 넘지 못하면서 일본 정계는 연정 확대와 이시바 총리 거취 문제 등을 둘러싸고 권력 투쟁과 세력 결집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우선 자민당은 일본유신회나 국민민주당 등 다른 정당을 포섭해 의석수 과반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이들 정당은 선거 전 연정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이 변수로 꼽힙니다. 이와 관련해 이시바 총리는 개표 중 방송 인터뷰에서 "연립(연정 확대) 등 여러 방법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이시바 총리의 거취 문제도 관심사입니다. 앞서 지난 1일 취임한 이시바 총리는 태평양 전쟁 이후 최단기간에 중의원을 해산했으나 선거 패배로 책임론이 불가피할 전망인데요. 다만 이시바 총리는 "직책을 다하겠다"며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