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시정연설 '불참'…얼어붙는 '연말정국'

한덕수 총리 연설문 대독…"내년 예산안 677조원, 민생 최우선"
"하루도 마음 편할 날 없어…어떤 어려움 있어도 4대개혁 완수"

입력 : 2024-11-04 오전 11:50:34
한덕수 국무총리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 11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진행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에 끝내 불참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은 11년 만입니다. 윤 대통령이 22대 국회 개원식에 이어 이번 시정연설에도 불참하면서 정국 경색은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독 연설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4대(연금·노동·교육·의료)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 총리가 대독한 2025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와 그동안의 정책 추진 상황, 이를 토대로 수립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발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우선 "정부 출범 이후 지난 2년 반,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을 정도로 나라 안팎의 어려움이 컸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민생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며 반도체·자동차 산업의 수출 증가와 체코 원전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역대 최대 규모의 방산 수출 등을 성과로 꼽았는데요.
 
윤 대통령은 또 "최근의 국제 안보 상황과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 군사 공조는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점검해서 철저하게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과 긴밀한 한미일 삼각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추진하는 4대 개혁 의지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4대 개혁은 국가의 생존을 위해 당장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들"이라며 "정부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4대 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이 제시한 내년도 예산 총지출 규모는 올해보다 3.2% 증가한 677조원입니다. 정부는 재정사업 전반의 타당성과 효과성을 재검증하여 총 24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전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통해 첫째 맞춤형 약자복지 확충, 둘째 경제활력 확산, 셋째 미래 준비를 위한 경제 체질 개선, 넷째 안전한 사회와 글로벌 중추 외교 등 4대 분야를 중점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민생 지원을 최우선에 두고 미래 도약을 위한 체질 개선과 구조개혁에 중점을 둬 편성했다"며 "예산이 적기에 집행돼 국민께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법정시한 내 확정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습니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에 불참한 데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습니다. 우 의장은 "대통령이 직접 시정연설을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이고 국회에 대한 존중"이라며 "불가피한 사유 없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다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국민께서도 크게 실망하셨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은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들을 권리가 있고 대통령은 국민께 보고할 책무가 있다"며 "대통령의 시정연설 거부는 국민에 대한 권리 침해다. 국회의 수장으로서 강력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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