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항)①AI로 보안검색 시간 줄이는 한국공항공사

AI X레이 도입해 인적오류 최소화
현장 요원 피로도 줄이는 효과도
95% 판독률…시스템 고도화 중
이용자 맞춤형 정보 제공에도 AI 활약
네이버와 협업…연 32만건 데이터 분석

입력 : 2024-12-27 오전 6:00:26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불확실성에 대비하고자 ‘디지털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공항도 이같은 흐름 속 디지털전환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운영 효율화에 나서는 중인데요. 매년 약 5000만명이 이용하는 캐나다 토론토 피어슨 국제공항은 AI로 입국 수속 평균 시간을 기존 30분에서 6분 미만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AI가 전 세계 공항을 어떻게 뒤바꿔 놓고 있는지 조명합니다.(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엔데믹으로 여행 수요가 다시금 폭발하면서 공항 혼잡도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습니다. 각 국의 공항들은 이용객 불편을 낮출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을 주목하는 분위기인데요. 한국공항공사(KAC·Korea Airports Corporation)도 예외가 아닙니다. AI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는 한편,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공사는 지난 2018년 AI 딥러닝 기술을 탑재한 ‘AI X레이 보안검색 자동판독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올해 3월 디지털트윈을 천명하고도 AI 도입이 사실상 전무한 인천국제공항공사와는 대조적인 행보인데요. 공사는 해당 솔루션을 지난해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박람회 ‘CES 2023’에서도 선보이며 전세계로부터 각광을 받았습니다.
 
‘AI X레이 보안검색 자동판독 솔루션’은 AI 기반의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기내 반입금지물품을 걸러내는 시스템입니다. 공항 보안 검색 과정에서 인적오류는 최소화하고 동시에 기내 반입금지 물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독해 보안검색요원의 피로도도 줄일 수 있습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성능평가 결과, 공사의 솔루션은 95% 판독률을 보였습니다.
 
탐지 물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독하기 때문에 출입국 수속에서 가장 많이 소요되는 보안 검색 대기시간이 획기적으로 축소됐다는 것이 공사 측의 설명입니다. 공사는 AI X레이에 계속해서 새로운 반입품목을 학습시켜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가 개발해 김포공항 보안 검색영역에 도입한 AI X레이 자동판독 시스템. (사진=한국공항공사)
 
‘AI X레이’ 현장에 첫 도입한 한국공항공사
 
공사가 보안 영역에 AI X레이 자동판독 솔루션을 전격 도입하게 된 이유는, 매년 기내 반입금지물품으로 적발되는 건수가 증가하면서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국내 15개 공항에서 적발된 기내 반입금지물품 건수는 총 525만건으로 코로나 발발 이전인 2019년 465만건 보다 10% 증가했습니다.
 
이 중 가장 많이 적발된 품목 톱3는 △보조배터리 △액체류 △라이터였습니다. 적발건수가 매년 증가하는데다 안보위해물품은 길이나 무게, 용량 등이 제각각이어서 현장 검색요원들의 업무 피로도 역시 상당합니다. 이에 공사는 AI X레이로 기내 반입금지물품을 신속하게 잡아내고, 동시에 현장 인력 업무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오래 전부터 고심해왔다고 합니다.
 
AI X레이가 판독하는 기내 반입금지 품목은 총기류, 도검류, 가위, 라이터 등 20종입니다. 공사는 2020년 10월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3층 출발장 보안검색대에 AI X레이 보안검색 자동판독시스템 시범 운영을 시작했는데요. 이는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공항 현장에 설치·운영한 사례입니다.
 
공사는 해당 기술을 기업보안용으로 확장시켜 기업이나 공공기관에도 AI X레이 기술을 접목한 시스템을 납품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공사는 지난 2022년 4월에는 AI X레이를 ‘기업보안용’으로 개발해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 납품했습니다. 기업보안용 AI X레이는 기업이 보안으로 취급하는 핸드폰, 카메라, USB 등 6종을 판독할 수 있습니다. 
 
공사 연구소사업부는 계속해서 AI 기술 개발을 고도화해 보안 검색 시간을 더 줄이겠다는 목표입니다. 승객이 공항에 도착해 기내에 안착하기까지 걸리는 총 시간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게 바로 보안 검색 대기이기 때문입니다.
 
국토부가 한 번에 통과하는 ‘워크스루(walk through·논스톱 통과식 터널형)’를 도입해 보안 검색 시간을 10초 이내로 줄어들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국토부 ‘항공보안 기본계획(2022~2026)’에서는 5년간 1213억원을 투자해 2027년에 워크스루 보안 검색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탑승을 위해 실시하던 보안 검색 시간이 37초에서 7초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테라헤르츠(THz) 등 첨단기술 활용한 보안검색 장비 개발에만 5년간 499억원 투자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맞춤형 정보 제공 위해 네이버와도 맞손
 
이외에도 공사는 작년 11월부터 네이버(NAVER(035420))와 손잡고 AI 기반으로 이용객들이 필요로 하는 공항 정보를 정확하게 표출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공사는 네이버와 민원접수채널인 ‘고객의 소리’가 처리하는 연 32만건의 데이터와 공항 관련해 자주 찾는 키워드를 분석해 추가검색 없이도 이용자가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한 번에 표출하도록 했습니다.
 
공사에 따르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공항에 대해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운항정보, 주차 등의 검색어를 재입력하거나 연관검색어, 자동완성어 등의 기능을 추가 검색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롭게 시작된 서비스는 사용자 검색 의도를 명확하게 분석하고 이해해 고객 니즈에 맞는 정보를 한 번에 표출함으로써 번거로움을 없앴습니다.
 
가령 네이버에서 한국공항공사·김포공항·제주공항을 검색하면 공사의 아이덴티티 컬러가 적용된 화면에서 운항정보·주차예약·챗봇 및 공사 전용 앱인 ‘스마트공항’의 다운로드 링크 등의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식입니다. 
 
또 ‘쓸모있는 공항 정보’ 탭에서는 기내반입 금지물품, 반려동물 동반방법 등의 유용한 공항 이용정보를 보여줌과 동시에 공사와 전국공항에서 제공하는 주요 정책, 소식 등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현재 AI 도입으로 공항 운영을 효율화 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앞으로 보안영역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운영에 있어서 AI를 적극 도입해 운영 효율화 극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김포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 청주국제공항 등 국내 공항 14곳을 관리합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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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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