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관세 전쟁, 미국 내 이해관계자 노려라”

"중국·멕시코·캐나다 다음은 한국"
"상하원의원 협의 채널 구축해야"
"관세부과의 리스크 잘 설득해야"

입력 : 2025-02-06 오후 3:56:18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박혜정 인턴기자]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두고 전문가들은 생산법인이 위치한 지역의 상하원의원 등 미국내 이해관계자와의 협의 채널을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이들과의 협상에서 미국이 필요한 핵심기술을 지렛대로 삼아 원하는 것을 얻어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글로벌 무역 전쟁의 시초 보편관세 정책 대응 어떻게 해야하나?' 토론회 현장(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토론회 ‘글로벌 무역 전쟁의 시초 보편관세 정책 대응 어떻게 해야하나?’에서 가장 먼저 나온 주문은 관세 전쟁에 대한 과도한 공포는 금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김성중 무역구제학회 부회장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게 만든 다음에 협상을 이끌어내는 것이 트럼프의 협상 방식”이라며 “공포가 확산될수록 미국이 유리한 입지에서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조용하고 의연한’ 태도로 관세 조치에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 10%, 캐나다·멕시코 25% 관세 부과라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다음 대상국은 한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대미 무역 흑자국의 순위(중국 1위, 멕시코 2위, 캐나다 9위)대로 관세부과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6위를 기록한 한국의 경우, 미국 무역조사 보고서가 발표되는 오는 4월1일을 즈음에 관세 부과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미 이해관계자와 협의 채널을 구축하는 등 전략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최창환 무역구제학회 회장(단국대 무역학과 교수)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에 투자하고 있는 텍사스, 조지아, 인디애나 상하원의원과 협력관계를 구축하여 미국이 필요한 핵심기술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해야한다”며 “이들을 통해 트럼프 2기 정부의 성과로 할 수 있는 내용을 선제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김 부회장도 “국제법·미국법으로 트럼프 행정부 조치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 내 이해관계자와의 아웃리치(대외협력)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행정부가 공백 상태인 탓에 국회가 가교역할을 해 기업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관세 전쟁이 미국에게도 리스크라는 점을 파고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관세 부과 대상을 FTA 상대국까지 확대할 경우에는 무역 수지 개선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미국 소비자 물가는 최대 4.72%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부분을 중심으로 미국을 잘 설득하는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중국으로 편중된 공급망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김 부회장은 “현재 국내 주요 제조업들의 밸류체인(가치사슬)에 중국 의존도가 높다”면서 “미국은 보호무역으로 중국을 밸류체인에서 배제시키려는 것이므로 국내 기업이 공급망 재편을 하지 않으면 관세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계속된 불확실성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배덕훈 기자·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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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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