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빳빳한 투표지' 논란…한솔·무림, 예상치 못한 관심

"투표지 복원력 있지만, 새 것처럼 복구되는 것 아냐"
선관위 "'형상기억종이'라고 표현한 적 없어"

입력 : 2025-02-12 오후 2:45:10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빳빳한 투표지'가 쟁점이 되면서 한솔제지(213500)와 무림그룹(무림SP(001810), 무림페이퍼(009200), 무림P&P(009580))가 예상치 못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두 회사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요구에 따라 용지를 제작할 뿐이라며 정치적 논란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황교안 전 총리가 주장한 '형상기억종이'라는 표현은 과장됐다고 선을 그으며 "복원력이 우수한 것은 맞지만 완전히 새 것처럼 펴지는 종이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투표용지 논란 중심에 선 한솔·무림
 
12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무림그룹은 최근 헌재 탄핵 변론에서 언급된 '빳빳한 투표지' 의혹과 관련, 투표용지 제작업체로서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열린 헌재 탄핵심판 7차 변론에서 황 전 총리는 개표 현장에서 "한 번도 접어본 적 없는 '빳빳한 투표지'가 나왔다"며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이른바 '형상기억종이'라는 용지 특성을 문제 삼았는데요. 이에 대해 김용빈 선관위 사무총장은 "해당 용지는 개표기에 투입될 때 잘 펴지는 특성을 가졌다"고 설명하며 한솔제지와 무림그룹 두 회사를 납품업체로 언급했습니다.
 
선관위 측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복원력이 우수한 종이를 사용한다는 표현을 한 적은 있지만, '형상기억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은 없다"며 "한솔과 무림 등 제지업체 홈페이지에도 복원력이 뛰어난 품질의 종이를 생산한다는 설명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0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해당 투표용지는 원상 복구력이 있어 상대적으로 빳빳하게 보일 수 있지만, 완전히 접힌 흔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제지업계 "투표용지는 선관위 요구대로 제작"
 
제지업계는 선거용지와 관련한 정치적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러워 하면서도, 선관위의 요구대로 투표용지를 제작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합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우리는 단순한 종이 제지업체일 뿐인데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고 있다"며 "선관위가 요구하는 사양에 맞춰 제작하는 것이며, '형상기억' 기능이라는 표현은 과장됐다"고 말했습니다.
 
무림그룹 역시 "우리는 인쇄소에 종이를 공급하는 역할을 할 뿐, 입찰과 발주는 선관위와 인쇄소 간 계약에 따른 것"이라며 "투표용지는 개표기에 투입할 때 잘 펴지는 성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투표용지가 일반 종이보다 복원력이 우수한 것은 맞지만, 완전히 새 것처럼 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논란 속에서도 신뢰·인지도 강화 가능성
 
한솔제지와 무림그룹은 국내 대표적인 제지업체로, 평소에는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등을 주로 생산하지만 선거철이 되면 국가 프로젝트를 맡게 됩니다. 투표용지를 비롯해 선거 벽보, 책자, 명함, 봉투 등을 제작하며 '선거 특수'로 인해 매출이 증가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친환경 종이 개발에도 집중하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반대로 신뢰도 및 인지도 강화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치권 내 벌어지는 논란과 별개로, 양사의 '투표용지 공급업체'로서 지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업계 내부에서도 당장의 관심이 마냥 달갑진 않지만, 궁극적으로는 두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 대비 모의개표 실습'에서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가 투표지 분류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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