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 첫날, 내란 공방에 국회 '아수라장'

민주, 국힘 내란 동조세력 규정
국힘, 헌재 편향성·불공정 거론

입력 : 2025-02-12 오후 6:08:07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국회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여야의 '네 탓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 동조 세력'으로 규정하며 작심 비판에 나섰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헌재)의 이념 편향성과 불공정을 거론하며, 그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습니다. 탄핵 정국 속에서 여야 의원들의 고성과 막말이 오가면서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김석우 법무부장관 직대행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춘석 "여, 충성 경쟁하듯 윤석열 알현"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은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를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석우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 국무위원이 출석했습니다. 야당으로부터 출석을 요구받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불참했습니다. 
 
여야는 이 자리에서 내란사태의 책임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습니다.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헌법수호의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이 총, 칼로 무장한 군인을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을 점령하는 내란을 일으켰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반성하기는커녕 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헌재 공정성에도 시비를 걸면서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하는 내란 상태가 지속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충성 경쟁을 벌이듯 앞다퉈 구치소를 찾아가서 윤 대통령을 알현하고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의원은 또 내란 동조 세력이라는 논란을 키운 국민의힘 의원들도 한 명씩 거론했는데요. 그는 "국민의힘을 과연 공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김민전 의원은 백골단을 국회로 끌어들였고, 윤상현 의원은 서울서부지법 폭동을 선동했다는 의혹을 받는다"고 꼬집었습니다. 
 
같은 당 김성환 의원은 "윤석열정부 3년 동안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분야에서 퇴행을 거듭했다"며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대통령이 헌법을 파괴하고 오직 배우자 김건희씨만 지키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김 의원은 "윤씨는 입만 열만 거짓말을 했다"며 "(비상계엄에 관해) 윤씨는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그야말로 입만 벌리면 구라, 입벌구 대통령"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또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을 향해서는 "선거마저 부정선거라 우기고 자신에게 내려진 판결이 부당하다 여겨지면 법치주의를 부정한다"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은 모두 좌파 편향 언론이라고 말하는 세력이야 말로 자유민주체제를 부정하는 반체제 세력"이라고 타박했습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 외교, 통일, 안보에 관한 질문에서 질의 후 마무리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상현 "야, 정부 마비시켜 계엄 도화선"
 
내란 사태를 비판한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고성과 항의가 빗발쳤습니다. 국민의힘도 즉각 반박에 나섰는데요. 탄핵의 부당성을 다시 강조하며 계엄 사태가 불가피했던 이유를 피력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첫번째 주자로 나선 윤상현 의원은 비상계엄 선포 이유에 대해 민주당 때문이라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그는 "(민주당은) 탄핵 폭주를 29차례 했다. 입법 폭주는 38차례 했고, 특검법도 23차례 했다"며 "(민주당이) 윤석열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서 결국 비상계엄의 도화선이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윤 의원은 또 "헌법재판소가 불공정, 정치 편향성의 대명사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오직 왼쪽 눈으로만 보는 사람들은 지난 주말 광화문 광장 그리고 동대구역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극우라고 폄훼한다. 그 사람들은 무자비한 무도한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에 대항해서 대한민국의 법치를 지키고자 하는 애국시민"이라고 윤석열씨의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옹호했습니다. 
 
윤 의원은 김 직무대행에게 비상계엄 발동 권한이 누구에게 있냐고 묻기도 했는데요. 김 직무대행은 "1차 판단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판단이 옳았는지는 별도의 문제"라며 비상계엄을 선포하는데 법적 절차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어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에 대한 민주당의 회유설을 제기했습니다. 성 의원은 "(김현태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이) '민주당 의원들한테 완전히 이용당했다'고 얘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12월5일 전후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곽 전 사령관에게 전화해 '항의 방문 형식으로 갈 테니 자연스럽게 위병소로 나와라' 얘기를 한다"며 "김 의원이 질문도 미리 불러주며 답변을 미리 준비시키고 유튜브에 출연해서 원하는 답변들을 유도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성 의원은 또 "지난해 12월1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정회 시간에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이상엽 민주당 전문위원이 곽 전 사령관을 만나 회유했다"며 "부승찬 민주당 의원도 뒤늦게 와서 1시간30분간 회유했다고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윤 의원과 성 의원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비겁하다" "헌법기관이 우습나" "국회의 모욕감"이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회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국조특위) 기간을 15일 연장하는 안건이 통과됐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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