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인공지능(AI) 스피커 등 통신디바이스 생산 및 판매 업체
휴먼테크놀로지(175140)가 안티드론 및 차세대 전파통신 전문기업 아고스를 인수합니다. 이번 인수에 230억원을 사용하며 회사 보유 자금을 최대한 끌어모아 안티드론 신사업에 매진하는 모습입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휴먼테크놀로지는 지난 11일 아고스 주식 85만6962주, 지분 100%를 양수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양수 목적은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및 사업 다각화입니다. 거래 규모는 총 230억원으로 지난 10일 계약금 23억원을 지급했고 오는 21일과 27일에 각각 중도금 46억원, 잔금 161억원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거래 상대방은 문성원 아고스 대표를 포함해 5명의 아고스 임직원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입니다.
휴먼테크놀로지는 아고스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에 쌓인 현금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휴먼테크놀로지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18억원입니다. 단기금융상품은 113억원인데요. 두 자금을 합하면 대략 231억원으로 총 양수 자금에 부합합니다. 회사는 해당 자금을 사용해 아고스 인수에 나설 계획입니다.
휴먼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안티드론 등 방산 신사업에 나서고 있습니다. 작년 3월 휴먼테크조합이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휴먼테크놀로지 지분 23.83%(512만7389주)를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같은 달 이전 최대주주인 에스메디(현 메타케어)로부터 경영권을 양수했습니다.
이후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인포마크에서 휴먼테크놀로지로 변경하고 AI 방산 신사업을 추진했습니다. 특히 방산업계에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안티드론 시장 진출을 밝혔는데요. 안티드론은 전쟁 상황에서 적군의 드론을 제어하는 기술입니다. 휴먼테크놀로지는 '방산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드론탐지 전문 기업 토리스스퀘어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신사업에 적극 나섰습니다.
이번 아고스 인수도 안티드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됩니다. 아고스는 종합 안티드론 시스템(C-UAS) '스파이더 실드'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아고스 안티드론 시스템은 군 및 주요 발전소, 원전, 가스·석유시설, 공항 등 다양한 국가의 중요 공공시설에 도입돼 있습니다. 휴먼테크놀로지는 대드론 방어체계 사업과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해 인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산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로 실적 개선이 꼽힙니다. 휴먼테크놀로지는 지난 2017년부터 영업손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적자 기업입니다.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영업손실은 42억원, 당기순손실은 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규모는 각각 21.7%, 355.1% 커졌습니다. 결손금은 538억원이 쌓여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주력 매출 상품인 AI 스피커의 실적이 감소하면서 실적은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매출액은 2018년 1185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9년 752억원, 2020년 435억원, 2021년 467억원, 2022년 355억원, 2023년 385억원으로 크게 줄었는데요. 같은 기간 AI 스피커 매출은 798억원, 325억원, 237억원, 338억원, 205억원, 165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때문에 휴먼테크놀로지는 방산 신사업을 통한 수익 다각화로 실적 반등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인수 예정인 아고스는 지난 2023년 매출액 134억원, 당기순이익 25억원을 벌어들이며 재무 상황은 양호합니다. 휴먼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아고스는 최대주주만 변경됐고 기존 사업은 그대로 유지한다"며 "계획대로 수주와 매출이 진행될 예정으로 이에 따라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 등이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휴먼테크놀로지가 안티드론 및 차세대 전파통신 전문기업 아고스를 인수하기 위해 현금을 총동원했다. (사진=휴먼테크놀로지 홈페이지 갈무리)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