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취임 후 1년간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실손의료보험 제도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습니다. 보험사들의 손해율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 실수요자들의 부담은 늘어날 전망입니다. 자동차보험도 경미한 사고로 인한 과잉진료를 막겠다는 목표가 나오는 가운데 가입자들의 부담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 누수 방지를 핵심 과제로 꼽았습니다. 대다수 국민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위험보장 기능을 제공하되, 자동차 경미사고에 대한 과잉진료 방지 방안을 마련하고 비중증 과잉 의료로 인한 실손보험금 누수를 방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회장은 점차 조직화·대형화되는 보험 사기는 사후 적발이 아닌 사전 방지, 보험업 종사자 등에 대한 처벌 강화도 강조했습니다.
실손보험 비급여 관리 강화, 자동차보험 과잉진료 제어, 보험 사기 행위 근절 등은 이 회장이 재작년 말 취임 때부터 강조해 온 사안입니다. 그러나 이 회장 취임 후 1년간 손해율은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 2022년 117.2%에서 지난해 상반기 118.5%로 증가했습니다.
물론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은 환경적 요인이 더 큽니다. 상생금융 실천에 따른 보험료 인하와 장마·한파·폭설 등 계절적 요인은 불가항력적인 요소입니다.
문제는 손보협이 보험금 누수를 잡겠다는 말만 늘어놓을 뿐 새로운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고 보험소비자들이 만족하는 것도 아닙니다. 보험사 손해율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보장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실손보험의 경우 누수를 잡겠다며 5세대가 등장했는데, 중증질환자가 아니라면 자기 부담이 늘고 비급여 치료 보장이 줄어 소비자의 불만도 큰 상황입니다. 거듭되는 실손보험 개편은 결국 보장 축소와 보험료 상승으로 가입자 부담만 커지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손해보험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펀더멘탈 개선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소비자 신뢰 제고를 위한 사회적 책임도 적극 이행할 것"이라며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이 앞으로도 대다수 국민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위험보장 기능을 계속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왼쪽에서 세 번째)이 19일 손해보험의 사회 안전망 역할 강화 및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2025년 주요 업무추진 방향을 밝히고 있다. (사진=손해보험협회)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