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공매도 전산화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글로벌 민관협력 체계로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도를 한층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투자자의 선택이 큰 폭으로 확대되고 거래 편의성 또한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에서 "성공적인 인프라 개선에 감독역량을 집중해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 패러다임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다음 달 31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금융당국은 공매도 잔고 관리 시스템 등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원장은 "최근에 대규모로 적발했던 무차입 공매도 건을 새로 구축한 시스템에 넣어 돌려보니 99% 잡힌다"면서 "3월 말 공매도를 재개할 때까지 여러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또 "공매도 재개 이후 3월 말 혹은 4월 초 홍콩 카운터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관련 제도를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증시 인프라 개선을 위한 열린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이 원장은 대체거래소 도입 이후 고빈도 매매가 증가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고빈도 매매에 대해 찬반양론이 있지만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고빈도 매매의 단점을 감시하면서 유동성을 풍부하게 하는 장점을 취하는 게 실리적인 접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KB증권이 공매도 잔고 관리 시스템 운영 프로세스를 시현했습니다. 장철근 KB증권 상무는 "개별 독립거래 단위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에 대해서도 기관 내부 대차거래를 반영한 실시간 매도 가능 잔고를 산출·관리할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다음 달 4일 출범하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습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넥스트레이드는 12시간 경쟁매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투자자 니즈를 충족하고 플랫폼 간 경쟁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체거래소가 도입되면 한국거래소의 정규 거래시간 외에도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식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또한 한국거래소에 비해 수수료도 저렴해 거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가한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의 적발 시점 △불법 공매도 처벌 수위 △개인과 기관 간 정보 불균형 △비거주 외국인의 잔고 관리 한계 등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윤선중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구축으로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과 외부 자본 유입이 기대된다"면서 "다만 거래량이 적거나 정보가 불투명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공매도를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넥스트레이드에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거래 종목으로 편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