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해양쓰레기'…"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위협"

20년간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428건 77종↑
"실제로는 더 많은 피해 추정"

입력 : 2025-03-12 오전 8:49:29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해양쓰레기가 한국 연안 육지부와 해저부의 생물다양성·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연안·해저 생물의 동해·남해·서해상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를 정부 산하 기관이 집성한 첫 연구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집된 얽힘 피해 사례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2일 노희진·홍상희·심원준 박사 등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팀이 밝힌 '해양플라스틱쓰레기에 의한 해양생물 얽힘 피해'라는 논문을 보면, 지난 20년간(2003~2023) 한국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사례는 428건, 피해 해양생물은 77종으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해안에서 발생한 얽힘 피해는 총 338건으로 해양생물 44종의 피해가 확인됐습니다. 수중에서는 90건, 33종이 관찰됐습니다. 해안에서는 조류가 가장 많이 얽힘 피해를 입는 등 낚싯줄, 낚싯바늘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12일 노희진·홍상희·심원준 박사 등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연구팀이 밝힌 '해양플라스틱쓰레기에 의한 해양생물 얽힘 피해'라는 논문을 보면, 지난 20년간(2003~2023) 한국에서 발생한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사례는 428건, 77종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출처=한국해양과학기술원)
 
수중에서는 어류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폐그물이 주요 얽힘 원인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노희진 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책임연구원은 "해양쓰레기 얽힘 피해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해안가나 얕은 수층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괭이갈매기와 같은 바닷새는 낚싯줄과 바늘에 피해를 많이 입었다"며 "바다거북과 돌고래와 같이 수중에서 먹이활동을 하는 종은 폐어구에 얽힘 피해를 많이 입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더불어 푸른바다거북(Chelonia mydas), 세가락갈매기(Rissa tridactyla) 등 피해를 입은 해양생물의 13%(10종, 44건)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우려종으로 등재,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임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IUCN 적색목록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제시한 전 세계 생물종의 멸종 위험성을 평가한 멸종위기종 목록으로 절멸, 야생절멸, 위급, 위기, 취약, 준위협, 관심대상, 정보부족, 미평가 9개 범주로 나뉩니다. 위급, 위기, 취약 범주가 합쳐져 '멸종우려'로 칭하고 있습니다.
 
 
폐기된 자망에 얽힌 바다오리(Uria aalge) 모습. (사진=한국해양과학기술원)
 
특히 이번 연구는 해양쓰레기에 의한 연안 육지부와 해저부의 해양생물 얽힘 피해를 장기간 동안 종합적으로 평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해당 논문은 지난 2월 국제학술지 '해양오염학회지(Marine Pollution Bulletin)'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노희진 박사와 홍선욱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대표는 "이번 연구는 해양쓰레기가 생물다양성과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위협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그간 수집해온 자료를 제공해준 야생동물구조치료센터와 시민단체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해양쓰레기 문제는 전 지구적인 환경 이슈로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라며 "이번 연구 결과가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정책 결정과 대국민 인식 증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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