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트럼프 관세폭탄…미 '역성장' 우려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발효…캐나다 보복관세 철회
정책 변수에 짙어지는 'R의 공포'…미 성장률 전망 하향

입력 : 2025-03-12 오후 4:54:1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에 전 세계 무역 질서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가 12일(현지시간) 시행됐는데요. 다만 캐나다의 전기료 인상 조치에 발끈해 내놓은 25% 추가 관세 부과 조치는 반나절 만에 철회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정책 변수로 인해 미국 경제에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짙어지는 가운데, 올 1분기 미 경제가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특히 관세 정책이 협상 도구가 아니라 미국 경제 침체로 이어지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르면서 주요 기관들의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줄줄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반나절' 만에 또 뒤집힌 트럼프 관세 정책
 
쿠시 데사이 미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기존 행정명령에 따라 예외나 면제 없이 캐나다와 모든 무역 파트너국에 대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가 12일 자정부터 발효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유럽연합(EU)은 곧장 260억유로(약 41조원) 상당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또 하나의 관세 전쟁을 알렸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대미 수출 전기료 할증 방침에 대해 보복 성격으로 캐나다에 부과하려던 철강·알루미늄 관련 25%의 추가 관세 부과 조치는 5시간 만에 철회됐습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12일부터 부과 예정이던 캐나다산 철강재와 알루미늄에 대한 25%의 추가 관세는 발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는 상무장관에게 세계 최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국가 중 하나인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를 추가한 5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12일 아침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정부가 지난 10일부터 미국으로 수출하는 전기에 대해 25% 수출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보복 대응이었습니다.
 
하지만 더그 포드 캐나다 온라리오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에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통화했고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완화하는 대가로 전기료 추가 부과금을 폐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후 온타리오주는 대미 수출 전기에 대한 할증료 부과를 잠정 중단키로 발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철강 등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카드를 거두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관세 불확실성에경고음 커진 '미 경제'
 
문제는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이 불확실성을 더하면서 미 경제를 포함해 세계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점입니다. 월가에서는 미국 경제가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이 40%에 달한다는 전망은 물론,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성장률 예측치 '지디피나우'는 올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제시하며 역성장 전망까지 내놨습니다. 
 
실제 지난해까지 승승장구하던 미국 주식시장은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R의 공포'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 떨어지면서 인플레이션 충격이 최고조였던 2022년 9월13일(-5.16%)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크게 하락했습니다. 같은 날 S&P500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2.1% 각각 하락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때문에 월가 대형 투자은행들은 미 경제에 대해 비관적으로 돌아서며 경기 침체 가능성을 높여잡고 있습니다. JP모건체이스는 올해 미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확률을 종전 30%에서 40%로 상향 조정했으며  골드만삭스도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 확률을 종전 15%에서 20%로 높였습니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극단적인 정책으로 인해 미국이 올해 경기 침체에 빠질 실질적인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미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0.4%포인트 하향했으며 골드만삭스도 기존 2.4%에서 1.7%로 0.7%포인트 끌어내렸습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대한 우리의 가정이 상당히 부정적으로 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백악관은 관세 정책이 촉발한 'R의 공포'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관세를 앞세운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는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관세가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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