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아들 취업 의혹…사정당국, 수차례 검증에도 "문제없다" 결론

취업 청탁 잇단 폭로에 국정원 감찰·감사 진행
국정원, '행정소송' 김병기에 보복 조치 '의혹'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앞두고 또 논란 불거져

입력 : 2025-06-10 오후 7:43:04
김병기 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김병기 의원실 제공, 뉴시스 사진)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김병기 민주당 의원 아들의 국가정보원 취업 청탁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습니다. 이번엔 김 의원의 배우자가 지난 2016년 7월 당시 이헌수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전화해 아들의 국정원 취업을 청탁한 정황이 담긴 녹음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됐는데요.
 
하지만 김 의원 아들 관련 의혹을 잘 아는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국정원 등이 수차례 검증에 나섰지만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정원 감찰 등 검증 진행…그때마다 별다른 문제 찾지 못해
 
10일 이 관계자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뒤 기무사 장교로 근무한 김 의원의 아들은 2014년 국정원 공채에 응시한 결과 필기·체력 시험과 면접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지만, 신원조사에서 탈락했습니다. 아들이 신원조사에서 탈락한 이유는 김 의원 때문으로 추정되는데요.
 
김 의원은 2009년 이명박정부 때 국정원에서 해임된 이후 국정원을 상대로 '해임 무효 행정소송'을 벌여 2014년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국정원이 김 의원에 대한 보복으로 2014년 신입 공채에 응시한 김 의원의 아들을 신원조사에서 탈락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2014년 이후 김 의원의 아들이 여러 차례 시험에 응시한 끝에 2016년 10월 경력직 공채로 국정원에 들어갔는데요. 당시 김 의원 배우자가 이 실장과 통화한 뒤 경력 공채에서 합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MBC>는 이날 2016년 7월 김 의원의 배우자와 이 실장 사이의 통화 녹음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김 의원 아들 취업 의혹은 앞서 여러 차례 제기된 바 있지만 그때마다 논란만 됐을 뿐 별다른 문제점은 찾지 못했습니다.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에서 2018년과 2025년을 포함해 자체 감찰 등 수차례 검증이 이뤄졌지만 선발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합니다.
 
일각에선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또다시 김 의원의 아들 문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점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박근혜정부 때 (김 의원) 아들이 필기, 체력, 면접 시험에 다 합격했는데 신원조회에서 탈락되었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며 "국정원 인사처장을 지낸 김병기 의원이 민주당에 몸담았기에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그 이후 아들 채용의 과정은 부수적"이라고 전했습니다.
 
김병기 "때만 되면 의혹 나와"…취업 논란 수사의뢰 나선다
 
김 의원도 이날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2018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서 문제가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제가 알기로 국정원에서 서너 차례 감찰과 감사를 진행했고, 감사원에서 감사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그런데 때만 되면 (의혹이) 나온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통화는 사실이지만 청탁은 아니라는 말이냐'는 취재진 질문이 계속되자 "그게 어떻게 청탁이 되고 그런 식으로 질문을 하느냐"며 "자식 문제에 대해 그렇게 보도한 것에 제가 정말 분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수사를 의뢰해도 공소시효가 지났을 수 있지만 진실을 밝히겠다"며 "제가 원내대표가 되든 안 되든 당락과 관계없이 이 문제는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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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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