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오는 6~7월 만기가 다가오는 건설사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BCP의 투자자들은 삼부토건 기업회생절차 이후 불신이 커진 상태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만기 PF ABCP 차환이 쉽지않아 업계에 먹구름이 잔뜩 몰려오고 있는 형국이다.
27일 우리투자증권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올해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했거나 도래할 예정인 PF ABCP의 규모는 17조6858억원에 달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향후 2개월간 건설사 ABCP의 만기가 집중 도래한다는 사실.
오는 6월과 7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 ABCP는 각각 4조4516억원 2조8142억원 정도다. 8월, 9월에는 8081억원, 9735억원으로 상당히 줄어든다.
PF ABCP는 부동산 경기침체로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됨에 따라 PF론(loan)이 감소하면서 건설사들의 대안책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중견 건설사 뿐만 아니라 AA등급의 신용등급이 높은 건설사들도 PF론에 비해 ABCP의 금리부담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ABCP의 발행 비중을 확대해 왔다.
◇ PF ABCP 만기연장 어려운 구조..6~7월 7.3조 규모
하지만 금융권 대출과 달리 PF ABCP은 평균 만기까지 기간이 10개월 정도로 매우 짧고 증권 보유자가 불특정 다수이기 때문에 만기 연장과 관련한 교섭이 어려운 구조다.
때문에 최근 삼부토건과 동양건설 법정관리 신청과 같은 악재를 만나 고객들이 PF ABCP의 보유를 외면하게 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건설회사들은 만기시 다시 차환을 발행해 만기를 연장해야 PF사업 유지가 되는데 ABCP 수요자들이 매입하지 않으면 차환발행이 안되고 또다시 법정관리와 같은 사태에 직면할 위험성이 커진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A-등급 건설사가 보증한 ABCP 차환에는 문제가 없지만 주요 매수 기반인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해질 경우 유동성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동원 현대증권 신용분석 연구원은 "최근에는 차환 발행 없이 단일 회차의 ABCP만을 발행하는 단회차 구조가 전체 ABCP의 70%를 차지한다"며 "이런 단회차 ABCP의 경우 더욱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상황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달에도 PF ABCP 만기가 5조5000억원에 달했는데 큰 사고(?)없이 무난히 넘어갔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미리 준비만 잘 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주장도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6월에 은행들이 기업신용평가에 본격 착수한다"면서 "이때 건설사들의 옥석이 좀더 분명하게 가려질 것이고,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을 해결해 주는 모멘텀이 발생해 ABCP시장이 더욱 좋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