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단 한번 빌려준 온라인 게임 아이디가 사기범죄에 이용됐다는 이유만으로 영구이용중지조치를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와 함께 여러 건의 게임 아이템 현금거래행위가 이루어졌어도 한꺼번에 적발된 경우, 이와는 별개의 또다른 적발이 있어야 계정을 압류할 수 있다는 판결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8일 권모씨(37·여)가 온라인게임 '리니지' 운영업체인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낸 계정이용중지조치해제 등 청구소송에서 "권씨의 계정에 대한 영구이용중지조치를 해제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계정대여의 목적이나 경위를 고려하지 않고 단 한차례 대여된 계정이 사기행위에 제공됐다는 이유만으로 해당계정을 영구이용정지하는 것은 이용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하는 제재"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계정이 영구이용정지조치를 당했다고 해서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엔씨소프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결도 유지했다.
한편 재판부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하다가 적발돼 계정을 압류당한 권씨의 남편 손모씨가 낸 계정이용중지조치해제 등 청구소송에 대해서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약관에는 '최초 1회 적발이라고 하더라도 해당계정으로 과거 현금거래를 한 사실이 추가 확인되는 경우 등에는 해당계정에 대한 영구이용제한의 조치를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다른 규정에는 2회 적발 시 적발된 계정의 영구이용정지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이어 "영구이용정지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현금거래행위가 2회 '있는' 경우가 아니라 이용자의 현금거래행위가 2회 '적발'된 경우에 해당되어야 한다고 해석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