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한모씨가 '특허사건에서 변리사를 소송대리인으로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므로 위헌'이라며 민사소송법 87조 등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된 의견으로 각하결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법률에 의해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외에는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 민사소송법 87조에 따른 소송대리자격은 이미 법률에 의하여 정하여져 있는 것으로 법원의 허가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또 "재판장이 변리사의 소송대리를 허용하지 않고 원고불출석으로 처리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소송과 무관한 제3자의 소송관여를 배제하고 법정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사법행정행위일 뿐, 소송대리불허가 또는 불허명령이라는 재판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청구의 당해사건은 이미 등록무효사유가 있다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청구인의 등록상표가 유효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청구는 심판 대상 법률의 위헌여부에 상관 없이 기각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재판의 전제성 요건을 갖추지 못해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한씨는 '백남준미술관'에 관한 상표권자로 (재)경기문화재단이 이 상표를 침해했다는 이유를 들어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항소하면서 변리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항소심 법원이 변리사의 소송대리를 인정하지 않은 채 원고 불출석으로 처리하고 소송을 진행하자 한씨는 '특허 등 침해사건에서 변리사를 소송대리인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항소심 법원에 제출했다가 기각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민사소송법 87조는 "법률에 의하여 재판상 행위를 할 수 있는 대리인 외에는 변호사가 아니면 소송대리인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해 변호사 외의 자격자가 소송을 대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