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경찰이 '네티즌 기소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재호 판사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이달 13일 직후 소환할 방침임을 밝히면서, 김 판사의 경찰 출두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을 조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9일 "서면으로 가능한 조사는 서면으로 하겠지만 김 판사의 경우에는 신분이 피고소인이고 증거들이 있다"며 "지금쯤 불러야 될 단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은정 검사에 대한 추가 질의서와 당시 박 검사의 후임이었던 최영운 검사에 대한 질의서를 각각 보낸 상태"라고 설명하고 "최 검사에게는 이달 13일까지 진술서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검사와 최 검사에 대한 진술서를 받아 검토한 뒤 김 판사를 부를 예정으로, 이 관계자는 "최 검사가 요청대로 오는 13일 진술서를 제출하면 검토가 끝나는 대로 김 판사를 부를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김 판사에 대한 소환 조사를 예고하면서 이번 사건의 조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문제는 김 판사가 소환에 응할 것인지 여부다.
앞서 나경원 전 의원은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후보로 나서 선거를 앞 둔 지난해 10월 팟캐스트 라디오 '나는 꼼수다(나꼼수)' 패널인 주진우씨(시사인 기자)가 "나 전 의원의 남편 김 판사가 나 의원이 판사시절 이완용 후손의 땅 찾아주기에 앞장섰다고 주장한 네티즌을 기소해달라는 청탁을 했다"며 의혹을 제기하자 주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고, 주씨 역시 나 전 의원과 김 판사를 맞고소했다.
김 판사가 아내 나 전 의원과 함께 피고소인 신분이 된 것은 이 때문이다.
경찰은 당시 김 판사에 대한 조사를 서면으로 실시했으며, 김 판사는 "박 검사에게 전화로 고발 경위를 설명했을 뿐 기소청탁은 하지 않았다. 허위내용의 글을 삭제하면 고발을 취소하겠다는 입장만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김 판사를 직접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당시에는 부를 필요가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또 "현행법상 임의적인 수사를 진행하다가 피고소인이 출석요구에 정당한 이유 없이 불응하면 구인 등 강제할 방법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다만, 김 판사가 소환에 끝까지 불응할 경우엔 적절한 대책을 세울 것이지만 소환에 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