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거관리위원회가 4·11 총선을 앞두고 인터넷 댓글과 게시판에서 실명확인제를 시행하라는 공문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수신처가 잘못된 공문이라는 게 <뉴스토마토>의 판단입니다. 또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규제라고 주장합니다.
서울시 마포구 선거관리위원회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 인터넷실명제 실시에 따른 안내'라는 공문을 통해 "선거실명확인지원시스템을 신청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현행 공직선거법 제82조의 6에 의거한 것으로서, 선관위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언론사는 같은 법 제 261조 제1항에 의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받게 됩니다.
이에 대해 먼저 법 적용 대상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선관위의 공문은 뉴스토마토에 보낼 것이 아니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본사에 보내야 합니다.
뉴스토마토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로그인하여 댓글을 달게 하는 소셜댓글시스템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뉴스토마토 이용자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개설한 자신의 계정에 로그인한 뒤에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관위가 법률을 적용하여 실명확인을 요구하고 싶다면, 페이스북과 트위터 본사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뉴스토마토는 현행 공직선거법이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부여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논란과는 별개로, 법 적용에 있어서 각 언론사마다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시스템에 대한 고려없이 획일적이고 일률적으로 법률을 적용하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의 뜻을 밝힙니다.
익명과 실명 구분없이 댓글을 달 수 있었던 과거의 게시판시스템을 전제로 만든 시대에 뒤떨어진 법률을 아무런 고민없이, 그것도 각 언론사의 댓글시스템에 대한 구체적인 고려없이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언론탄압'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문명국가의 수치라는 판단입니다.
따라서 뉴스토마토는 선관위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본사에 보내야 할 공문을 수신처를 잘못 표기해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접수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또 수신처가 잘못된 공문에 터잡아 과태료를 부과한다면 행정소송 등을 통해 잘못된 법적용을 바로잡아 시정해나갈 것입니다.
부연하자면, 이미 헌법재판소는 SNS상에서 유권자들이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해 지지와 반대의사를 표현하는 것을 허용한 바 있습니다. 이는 오랫동안 유권자들의 권리를 침해해왔던 공직선거법에 대해 한정위헌을 결정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입니다.
뉴스토마토를 비롯한 인터넷 언론사에 대해 본인실명확인제를 강요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로 없어져야 할 규제입니다. 비록 지난 2010년에 이에 대해 합헌 결정이 내려진 바 있으나, 이는 SNS가 활성화되기 이전의 결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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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