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김형태·문대성 탈당해도 과반에 지장없어

최연희·강용석 의원 탈당 후 무소속으로 '한나라 별동대' 역할

입력 : 2012-04-18 오후 2:14:59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제수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새누리당의 김형태 당선자(포항남울릉)가 18일 탈당했다.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도 이날 탈당할 것으로 보였지만, 문 당선자는 탈당을 거부했다.
 
김 당선자는 이날 "비록 오늘 떠나지만 저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법적인 문제마저 마무리한 뒤 사랑하는 당과 존경하는 박 위원장에게로 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며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김 당선자는 이어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복당해 12월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의 밑거름으로 역할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152석에서 151석으로 줄어 들어 과반 의석 붕괴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새누리당의 과반수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각종 법안 표결에 있어서 김 당선자는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법안에 찬성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에서는 최연희 의원과 강용석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사실상 '한나라당 별동대' 역할을 한 전례가 있다.
 
최 의원의 경우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6년 2월 24일 박근혜 대표와 당직자들과 함께 동아일보 편집진 및 기자들과 함께 한 술자리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탈당한 바 있다.
 
최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정책에 보조를 맞췄고, 비록 무소속이지만 한나라당 의원이나 마찬가지로 의정활동을 편 바 있다.
 
최 의원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도 역시 무소속으로 당선돼 같은 행보를 걸었다. 이번 19대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의 이이재 후보에게 밀려 2위로 낙선했다.
 
강용석 의원도 비슷한 사례다. 지난 2010년 7월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일부 대학생들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아나운서와 관련된 성적 발언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강 의원은 이후 무소속으로 활동하면서 한나라당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 의원은 유력한 대선후보인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대학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김 당선자는 탈당하더라도 다른 당으로 옮기거나 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더구나 현행 국회법상 국회의원이 아닌 때 행해진 일에 대해서는 징계나 제명을 하는 것이 사실상 제약이 있기 때문에 국회 차원의 징계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들이 자진해서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는 이상 의원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정조준했다.
 
민주통합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김형태 당선자의 탈당은 새누리당 제2의 최연희식 대국민 기만전술에 다름 아니다. 탈당의 변을 보면 '사랑하는 새누리당과 존경하는 박근혜 위원장에게 누를 끼치기 않기 위해서다'라고 했다"며 "적어도 국회의원에 당선된 분이 이런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면서 한 마디라도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조차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최연희 의원 성폭력 사태 때에도 그렇고 이번 김형태 사건에서도 모두 박근혜 위원장의 표리부동한 태도 때문에 국회 모독과 국민 모욕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태도로 무슨 대통령을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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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