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통합진보당이 존폐의 기로에 섰다. 대중정당이냐? 특정 운동권 선후배들의 동아리 정당이냐?를 놓고 격론이 펼쳐질 예정이다.
이미 파국이 예고되고 있다.
소위 당권파는 4.11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 결과에 반발하는 것은 물론 여론의 시각에 대해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이정희 공동대표는 4일 열린 전국운영위원회 모두 발언에서 "당내 경선의 진상 조사가 편파적이고 부실해서 문제가 있다"며 "진상조사위의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이날 오전 YTN라디오 '김갑수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알맹이가 없는 황당한 조사보고서"라며 "인정할 수 없다. 부실과 부정이라면 주체가 있어야 하는데 하나도 없다"고 밝힌 김승교 중앙선거관리위원장과 동일한 것이다.
또한 경기동부의 몸통으로 지목받고 있는 이석기 당선인을 지지하는 당권파와 동일한 것이다.
이들 논리의 핵심은 '비례대표 당선인들이 선거부정을 저지른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직접 선거부정을 저지른 증거나 사실이 없기 때문에 물러나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는 이번 사태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시각과는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유시민·심상정 공동대표의 시각이 그렇다.
이 당선인 등이 선거부정을 주도하지 않았고,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광범위한 부정사례가 확인된 마당에 논란의 당사자들이 어떻게 국민을 대표하겠냐는 논리다.
이날 전국운영위에서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도 반격에 나섰다. "전권을 위임하겠다는 대표단의 부탁을 받고 조사위원장을 맡았다"고 말문을 연 조 위원장은 "우리는 국민을 믿고, 노동자를 믿고, 그 눈높이에서 그 분들이 열어주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걸어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걸음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통합진보당의 전국운영위는 소위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치열한 격론이 예상돼 자칫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