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전국운영위, 시작부터 시각차 뚜렷

당원들 회의장에서 철수하지 않아 회의 지연되기도

입력 : 2012-05-10 오후 2:59:54
[뉴스토마토 권순욱기자] 통합진보당 4인의 공동대표는 시작부터 시각차를 뚜렷하게 보였다.
 
10일 오후 2시부터 개최된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는 회의장에 진입한 당원들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아 30분간 회의가 지연되는 등 시작부터 난관을 예고했다.
 
또 지난 5일 전국운영위 의장직을 사퇴하고 물러났던 이정희 공동대표가 다시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조준호 진상조사위원장을 향해 날선 공격을 퍼붓는 등 격론이 펼쳐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회의 시작부터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유령당원 문제와 투표율 100%를 넘는 지역이 존재한다는 논란을 두고 조 위원장을 공격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를 앞둔 오후 1시30분에 같은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진상조사위의 일방적이고 부실한 조사와 무책임한 주장, 그리고 이를 아무런 검증 없이 받아쓰는 일부 언론에 의해 통합진보당 당원들의 헌신으로 유지돼온 진성당원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진상조사위의 조사결과는 폐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데 대해 "우리나라 주민번호 체계에 따른 매우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결과"라며 "주민번호 체계상 뒷자리의 일곱 자리 중 첫 번째 자리는 성별, 두 번째에서 다섯 번째까지의 4자리 숫자는 관할 관청 지역번호를 나타냅니다. 여섯 번째 자리는 그 지역에서 그날 출생신고한 사람의 일련번호입니다. 마지막은 주민번호가 정상인지를 검증하기 위해 일정한 산식에 의해 계산된 숫자"라며 이날 보도된 언론 기사는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운영위원회에서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서를 폐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당초 문제가 됐던 노항래 후보와 이영희 후보의 비례순번을 각각 8번과 10번으로 변경한 것에 대해 자신이 노 후보에게 부탁을 했다며 당기위에 회부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시민 공동대표는 "드릴 말씀은 많지만 중요한 회의를 앞두고 운영위원들이 회의를 신속하고 원활하게 진행하는데 마음을 모아주시고, 어려움에 처한 우리 당이 위기를 잘 극복해서 국민들에게 쓸모있는 정당임을 입증해보였으면 좋겠다"며 "당 내부에 불신이 있다면 그 불신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항래후보한테 10번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것은 나"라며 "노후보가 당을 위해서 순번을 양보해주도록 부탁했고, 총선을 앞두고 혼란에 빠진 당을 정비해서 선거를 치르기 위한 것이었고, 그 결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또 "그 당시에는 선관위는 선관위대로 결정하고, 당장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선거 뒤로 미루었다"며 "내부에 불신이 생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독립기구가 독립기구답게 행동하지 않은데 있다. 각자성찰하면서 책임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문제의 발생도 문제지만, 지금 더 주목하는 것은 이 문제를 우리 당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라며 "총체적인 부실 부정도 문제지만 그것을 다루는 우리 당의 자세와 능력이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어 "총선 이후 한달 가까이 지나고 있는데 걱정된다"며 "대표단을 비롯해서 전국운영위원, 당선자들, 당의 지도부는 어떻게 조직적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것인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처음부터 이 사태와 관련해서 우리의 정치적·도의적 책임과 실체적·사법적 책임을 구별해서 절차로 해결해나가자고 주장했다"며 "이 문제는 상식과 민주주의의 문제고, 공당의 책임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당의 부실에 의한 문제지만 국민의 눈에서는 부정"이라며 "그러면 책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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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