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여중생들의 짧은 치마에 시각폭력을 당했다며 여중생들을 따라다니며 다리 부분을 카메라로 촬영한 5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교복치마를 입은 여중생들의 다리부분을 촬영해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혐의로 기소된 번역가 전모(5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전씨는 2011년 6월17일 오후 4시20분쯤 평택의 한 아파트 앞 버스정류장에서 A양(15) 등 여중생 3명이 교복치마를 입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치마가 너무 짧다. 그게 속옥이냐? 치마냐? XX냐"고 말했다.
이에 여중생들이 무시하고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전씨는 가지고 있던 카메라를 이용해 여중생들의 다리부위를 촬영했고, 여중생들이 자리를 피하자 따라다니면서 여중생들의 다리를 촬영했다. 결국 전씨는 주변사람들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잡힌 뒤 여중생들의 고소로 기소됐다.
전씨는 재판에서 "학생들의 짧은 치마를 보고 불쾌감과 수치심을 느끼는 등 시각폭력을 당했다"며 "이를 계도하기 위해 증거확보 또는 엄포차원에서 사진을 찍은 만큼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1,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들의 신체를 촬영한 것은 정당행위가 아니고, 시각폭력으로 느껴지는 장면을 굳이 따라다니면서 카메라로 촬영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이에 전씨가 상고했으나 대법원 재판부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