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최시중, 은진수 두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편지'의 작성자 신명(51)씨는 12일 검찰 수사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사결과대로라면 나는 졸지에 양승덕 선생을 고발한 배은망덕한 사람이 된 것"이라며 "당시 언론 보도 등을 보면 알겠지만 결코 양 선생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결과 "양승덕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과 김병진 두원공대 총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신씨의 말을 토대로 편지를 작성한 후 정치적으로 이용한 사건"이라고 결론냈지만 신씨는 이를 부정한 것이다.
신씨는 이어 "(기획입국설 편지 공개)당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언론 플레이를 주도했고 홍준표 전 대표가 말한 것처럼 은진수 전 감사위원이 이 사건에 깊이 개입돼 있다"며 "이 두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씨는 "홍 전 대표나 은 전 감사위원 등은 그동안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만 했다"면서 "이제 와서 궁지에 몰리자 말을 짜맞추기한 검찰 수사결과를 믿으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아울러 "양 선생이 우리를 속였다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을 하고 있었다"면서 "사적인 감정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는 김경준씨의 기획입국설을 뒷받침하는 편지를 공개할 당시 "책상 위에 편지가 놓여져 있었다"며 전달자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그러나 지난달 2일 검찰에 출석해서는 "은진수씨에게 받았다"고 말해 파장을 불러왔다. 은 전 위원은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과 함께 클린정치위원회 'BBK 사건' 대책팀장을 맡았었다.
신씨는 "최 전 위원장과 은 전 위원 말고도 배후 인물이 더 있다"며 "이들에 대해 밝히겠다. 이젠 그럴 때가 됐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어 "검찰조사를 통해 이제 내가 정치적인 이득을 위해 폭로를 했다는 의혹은 벗게 됐다"면서 "앞으로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실을 밝힐 수만 있다면 누구와도 손잡을 것이다"고 밝혔다.
신씨는 그동안 자신이 쓴 가짜편지의 초안을 은 전 위원이 작성했으며, 현재 구속 기소된 최 전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등이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