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검찰이 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70)에 대해 결국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첫 출석요구에 불응한지 11일만으로, 박 원내대표는 이후 23일과 27일 출석요구에도 연이어 불응했다.
검찰이 30일 청구한 체포영장은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에서 대검찰청과 법무부, 총리실을 거쳐 국회에 송부되며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중으로 송부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후 체포동의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뒤 법무부를 통해 국회에 송부되며, 절차상 시일을 고려하면 8월1일쯤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이를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국회의장이 보고한 때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표결을 하게되며 표결은 2일로 예상된다.
표결에 앞서 권재진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체포동의 요청이유를 설명하고 곧이어 박 원내대표의 신상발언이 있은 후 곧바로 표결이 이어지며,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체포동의안은 가결된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체포동의서가 법무부와 대검찰청을 거쳐 서울중앙지법으로 송부되고 영장전담판사는 유효기간을 정해 체포영장을 발부하게 되는데 통상 7일간의 유효기간을 둔다. 이 경우 박 원내대표는 검찰과 일정을 조율해 출석일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가 이 경우에도 출석에 불응하면 검찰이 직접 강제구인을 할 수 있으나 박 원내대표는 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겠다고 밝혀온 만큼 강제구인 가능성은 낮다고 보인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를 거쳐 혐의가 입증되면 체포시한인 48시간 이내에 사후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엔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동의를 국회에 다시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지는 미지수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야당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체포동의안 표결을 막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합진보당 등 야당이 연대해 단체로 표결에 참석하지 않거나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인 필리버스터(filibuster)를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검찰은 회기가 끝나는 8월3일 이후 체포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도 있지만 임시국회가 바로 이어질 수 있어 기소중지 처분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소중지란 범죄사실에 대한 혐의가 인정되지만 피의자를 소환할 수 없을 경우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수사를 중지하는 처분을 말하며, 검찰은 국회 회기가 끝나 박 원내대표가 불체포특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을 때를 기다려 국회의 동의 없이 법원의 허가를 얻어 박 원내대표를 강제구인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