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이번대책은 DTI 규제완화가 아닌 보완방안이다.”
금융위원회가 17일 발표한 총부채상환비율(DTI)보완 방안에 대해 실효성이 있는 대책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가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되지 않고 고용불안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대출이 실질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40대미만 젊은 층이 장래예상소득을 반영해 주택담보대출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DTI 보완 방안을 내놨다.
방안에 따르면 40대 미만 젊은 층은 장래예상소득을 반영해 추가적인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들은 15~25%대의 추가 대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근로소득이 없는 자산가들의 주택구입을 위해 순자산을 자산소득으로 인정해줬다. 이 경우 기존 대출한도의 10% 정도를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억원 이상 주택구입용 대출에 대해서 가산항목을 적용해 기존 DTI 규제보다 최대 15%포인트까지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 봤을 때 자금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을 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금융위의 이번 대책은 별다른 기대를 하기 힘든 수준이다. 가계대출을 조이고 있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보완방안을 내달부터 시행한다는 것과, 시행 이후 가계대출 동향을 상시 모니터링해 필요시 대응조치를 마련하는 등 가계부채 관리기조는 일관성 있게 지속한다는 기존 방침을 밝혔을 뿐이란 지적이다.
또한 금융위는 하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을 3%대로 예상했지만 향후 이번 보안방안을 시행하면서 추가 증가전망도 생각하지도 않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 하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은 안정적으로 3%대로 예상하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얼마나 증가할 지 우리도 알 수가 없다”며 “과거 다른 대책을 시행했을 때 가계부채가 증가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며 보안대책 영향이 미미할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김석동 위원장이 수출ㆍ투자 금융애로 해소 현장점검으로 부재중인 상황이어서 이번 대책을 비중있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이미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DTI규제 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달 2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1박2일간의 마라톤 회의에는 DTI규제 일부 완화를 결정할 때도 김 위원장은 휴가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해 추경호 부위원장이 대신 참석하면서 예정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지적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금융당국의 반응을 봐야하겠지만 지금은 부동산 시장활성화를 이야기하기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