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대부업법상 제한이자율을 넘는 일수약정을 하고 단 1회라도 제한이자율을 초과한 이자를 받았다면 대부업법 위반으로 처벌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무등록 대부업자 이모씨(45·자영업)에 대한 상고심에서 제한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은 혐의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먼저 판결문에서 "대부업자가 대부를 하면서 대부업법상 정한 제한이자율 연 49%를 넘는 이자를 받기로 약정한 경우 실제 상환 받은 이자에 관해 상환시까지 남아 있는 차용원금과 차용기간에 기초해 산정되는 이자율이 제한이자율을 초과할 경우 대부업법 위반으로 처벌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매회 원금과 이자를 분할해 상환받기로 한 이 사건 계약의 경우 원리금 지급시마다 원금이 줄어들게 되므로 피고인이 분할상환 받은 각 원리금을 포함해 실제로 지급받은 각 이자 액수를 가려야 한다"며 "각 이자별로 상환일까지 남아 있는 차용원금과 차용기간에 상응한 이자율을 산정해 볼 때 그 이자율이 제한이자율을 넘었으므로 피고인은 대부업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그러나 원심은 실제로 분할 상환 받은 원리금별로 제한이자율 초과 여부를 따져 보지 않고 차용일부터 최종 분할 상환일까지 상환된 이자의 총액을 산출해 이에 대해 최초 원금과 그 기간의 총 일수에 기초해 산정한 이자율이 제한이자율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며 "이같은 원심 판결은 대부업법상 정한 제한이자율을 초과한 이자율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2008년 12월 박모씨에게 명목 원금 1200만원을 대출해주기로 하고 매회 14만4000원씩 100일간 총 1440만원을 상환받는 조건으로 대출해줬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실질원금으로 합계 700만원을 일수로 대출해주면서 연 이자율 136.2%에 해당하는 14만4000원씩을 21회에 걸쳐 뜯어낸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이씨에게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 재판부는 "이씨가 박씨로부터 상환받은 기간동안의 금액의 이자율을 계산하면 연 31%이므로 제한이자율을 넘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대해 무죄로 인정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