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대법관 취임사 전문

입력 : 2012-11-05 오후 4:51:17
◇김소영 대법관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아직은 법관으로서의 경험과 능력이 많이 부족한 제가, 대법관이라는 엄중한 책임과 사명을 맡게 된 것이 너무 이르고 과분하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섭니다.
 
저를 오늘 이 자리에 서게 한 것은 대법원 구성의 다양화와 우리 사회의 약자나 소수자들에게 더욱 큰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저를 아끼고 사랑해주신 많은 선배님들께서 망설이고 있던 저에게, 사법부의 미래를 위해 더욱 열과 성을 다해 헌신해 달라고 당부하면서 지지해주셨기 때문에, 여러모로 부족한 저이지만 감히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존경하는 선배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저는 이번 대법관 임명과정을 통해 법관으로서의 자세에 대하여 성찰함과 아울러, 국민이 사법부에 바라는 바를 생생하게 느끼게 되었고, 다음과 같은 다짐을 가슴 깊이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사회에서, 다수자에 비하여 약자나 소수자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능력과 창구가 비교적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소수자의 작은 목소리도 성의를 다해 들은 후 지혜롭게 묻고 답하여 그들의 몫이 무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법의 따뜻함과 냉철함을 조화롭게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존중에 기초한 판결을 함으로써 법률이 실생활에서 인간을 살리는 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하여 시대와 사회의 흐름을 잘 읽고, 보통 사람들의 마음과 공감하려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모든 영역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신중하게 하여 사법부의 공정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20여 년 전 법관으로서 첫 발을 내디뎠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매사에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오늘 대법관으로 임기를 시작하면서 저에게 주어진 소명을 생각해보면 다시 한 번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전국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 하고 있는 훌륭한 법원 가족들께서 변함없이 지원해 주실 것이라 믿으며, 저 또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바쁘신 가운데 귀한 시간을 내어 이 자리에 참석해 주신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2012. 11. 5.
 
 
대법관 김 소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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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