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환자가 특진을 신청할 경우 주진료과 담당의사가 임의로 진료지원의사를 선택해 진료했더라도 공정거래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0일 서울대병원이 "진료지원과목에 대한 선택진료를 주진료의사가 선택해 실시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처분을 내린 것은 잘못"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서울대병원은 선택진료신청서에 주진료나 진료지원과에 대한 선택을 환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있도록 정했으나 "진료지원과의 선택진료 신청은 별도 신청 없이 동 신청서로 갈음함을 동의합니다"라는 포괄위임 문구를 넣어 주진료과를 선택하면 주진료과 담당의사가 진료지원과 의사를 선택해 진료하도록 하고 선택진료비를 징수해왔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같은 병원의 행위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거래 상대방인 환자에게 불이익을 준 것으로 공정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억8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서울대병원이 소송을 냈다.
원심 재판부는 "환자에게 관련 정보나 지식이 부족하고 오히려 주진료과 의사가 진료지원과를 가장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으며 관련 보건복지부령에서 포괄위임을 금지하고 있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의 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다만 자격 없는 의사, 선택진료의사로 지정되지 않은 의사, 해외연수 등으로 부재중인 의사가 시행한 것으로 처리된 선택진료에 대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부과는 적법하다고 판결하면서 공정위가 그렇지 않은 행위까지 포함해 과징금액을 산정한 만큼 4억 8000만원의 과징금 부과는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이날 같은 이유로 삼성서울병원이 낸 상고심도 원심대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선택진료제란 의료기관에서 환자 또는 그 보호자가 특정의사를 선택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서 일정한 자격을 지닌 의사의 진료에 대해서 추가비용 징수를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