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이 '5·18민주화운동 보상법'에 따라 보상을 받은 뒤 다시 국가유공자법에 의한 유족보상금을 받았다면 '5·18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10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경찰로 근무하다가 부당 퇴직당한 뒤 사망한 안모씨의 유족들이 "국가유공자 보상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5·18민주화운동 보상금'을 반환하라는 것은 잘못"이라며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5·18민주화운동보상법'은 5·18민주화운동 관련 피해자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경우에는 이중보상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려는 목적에서 마련된 것"이라며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가유공자법에 의한 예우를 받을 수 있는 국가유공자에 대해서는 5·18민주화운동 보상법의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가유공자법에 의한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경우에는 그 관련자 또는 유족이 5·18민주화운동 보상법에 의해 보상금을 받았다면 이는 5·18민주화운동 보상법상 보상금 등의 환수사유로 규정한 '과오지급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안씨는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국가유공자법에 의한 예우를 받는 국가유공자이므로 '5·18민주화운동 보상법'에 의한 보상대상이 아니고 그 유족들 역시 보상대상이 아니다"며 "그렇다면 이미 지급된 보상금은 '과오지급된 경우'에 해당돼 반환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판결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안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전남 경찰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유혈사태 확산 방지를 위해 경찰관들의 무장을 금했으나 이를 이유로 보직해임된 뒤 강제연행돼 고문을 받았다. 이후 안씨는 고문 후유증으로 입원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안씨의 유족들은 5·18민주화운동 보상법에 따른 보상을 신청해 총 1억여원의 보상금을 받은데 이어 안씨를 ‘순직군경’으로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을 신청했고 보훈청은 이를 받아들인 뒤 유족들에게 보훈급여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보훈청은 감사원으로부터 안씨 유족들에게 지급된 보상금은 이중보상이므로 환수하라는 통보를 받았고 보훈청이 환수처분을 통보하자 안씨 유족이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