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중장기적으로 엔화의 추가 약세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2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엔화 약세가 한 번에 멈추진 않겠지만 상반기 중 서서히 변곡점을 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일본 중앙은행(BOJ)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기존의 1%에서 2%로 상향했지만 물가가 일정수준 이상 상승할 경우 일본의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일본이 현재 심각한 재정불균형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현 연구원은 "사실 아베 정권의 등장은 지난해 6월 소비세가 인상될 때부터 예고됐다"며 "전 노다 정권이 붕괴를 예상하면서도 소비세 인상을 추진한 것은 재정적자를 줄이고 소득격차를 해소하지 않으면 위기가 심화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세 인상에 대한 강한 반발로 결국 정권은 교체됐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베 정권은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심을 지속적으로 누르기 위해 오는 7월 참의원 선거 전까지는 양적완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화 약세도 이 때까지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아베가 "윤전기로 돈을 찍어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발언한 직후 현재까지 엔화의 약세 흐름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결국은 재정불균형 문제가 더 시급하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증세와 복지 분배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엔화 약세 흐름이 상반기 중 90엔대 초반에서 전환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점차 약해질 것으로 박 연구원은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지금은 차분히 역발상의 투자전략을 준비할 시기"라며 "엔화 약세 현상이 누그러지고 환율의 범위가 정해지면 자동차주를 비롯한 대형 수출주들은 그간 눌려있던 밸류에이션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 환율 1050원과 엔달러 환율이 90엔을 분기점으로 잡아야 한다"며 "이 시기가 내수주를 보유하면서 자동차주를 매수할 시점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