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차입' 상장사 2.5배↑..전자단기사채 도입 효과

입력 : 2013-04-19 오후 6:03:13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연초 이후 단기차입 증가 결정을 내린 상장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증가했다. 올해부터 전자단기사채제도가 시행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미리 발행 한도를 늘려뒀기 때문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2일부터 지난 18일까지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을 공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상장이 폐지된 회사를 제외하면 모두 33곳이다. 전년 동기(13곳) 대비 20곳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단기 차입 결정 공시를 낸 증권사가 3곳임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많은 수치다.
 
단기차입을 결정한 증권사가 많은 것은 올해 초부터 의무화된 전자단기사채제도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전자단기사채란 발행과 유통, 소멸이 전자적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기업어음(CP)이다.
 
기업어음의 경우 이사회의 견제없이 경영자가 독단적으로 발행할 수 있어 그간 투자자 피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전자단기사채 제도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박종진 예탁원 전자증권추진단 단기사채팀장은 "전자단기사채 발행사들은 이사회에서 한도를 결정해 공시된 뒤에도 실제로 발행을 할 때마다 수시로 공시를 해야 한다"며 "발행 사실을 숨길 수 있었던 CP와 달리 내역이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CP와 달리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려면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한도를 결정한 후 해당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연초부터 각 증권사들이 단기 차입을 늘린다는 공시를 미리 낸 것은 이 때문이다. 전자단기사채의 경우 만기가 1년 내로 제한되기 때문에 회계상으로는 단기 차입금에 해당된다.
 
최주섭 예탁결제원 본부장은 "전자단기사채를 미리 이만큼의 한도로 발행한다고 투자자들에게 알리는 것"이라며 "결정 공시를 냈다고 해서 당장 그만큼의 규모를 차입했다는 뜻은 아니고 해당 한도 내에서 차차 발행하겠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초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단기차입금 결정을 가장 많이 낸 상장사는 현재 거래가 정지된 케이아이씨(007460)다. 모두 150억원의 자금을 운영자금이라는 목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조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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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