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신한금융투자는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향후 채권투자에 있어 장기채와 구조화채권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채권투자전략팀 연구원은 15일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에 열린 '신한금융시장포럼'에서 "저성장·저금리 시대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4분기말 정부는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가 신용 수축기에 접어들면서 경기 회복 속도가 예전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더 이상 고성장에 대한 기대가 불가능한 시점에 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신용 팽창기에는 수요가 경제를 견인하면서 고용과 소비도 함께 유발됐다. 그러나 신용 수축기로 변화하면서 저성장이 고착화됐다는 분석이다.
박형민 연구원은 "이같은 저성장 시대에 직면해 정부는 상반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이달에는 기준금리도 인하했다"며 "그러나 하반기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고 보면 정부는 또 다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것"으로 내다봤다.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가운데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자금 수급이 채권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박형민 연구원은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시장에 유동성을 퍼붓고 있지만 실물 부문은 흡수를 전혀 못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실물 부문에서 흡수하지 못한 돈이 채권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채권 시장으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이후 신흥국 채권시장에 누적된 자금은 9306억달러로 선진국 대비 월등히 많은 수준이다.
박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신흥국에 속하기 때문에 이같은 흐름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아울러 저성장에 따른 4분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고려해 채권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된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춰 장기물 투자에 관심을 둬야한다는 전략도 제시됐다.
변정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가 현저히 낮고, 유동성이 과도하게 공급된 탓에 국내 신용(크레딧) 스프레드도 심하게 축소됐다"며 "국내 크레딧물에 대한 투자 대안도 마땅치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눈높이를 낮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에 변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될 여력이 있는 장기물에 관심을 가져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여신전문금융회사 채권과 회사채의 경우 하반기 공급부담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 시기를 노려 비중을 키워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채권분석팀장은 국내 경제가 장기적으로는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해외채권과 구조화채권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강 팀장은 "국내 경제는 일본의 엔저, 미국의 제조업 부활, 중국의 낮은 원가와 싸워야하는 삼중고에 빠져있어 장기 부진을 면하기 어렵다"며 "해외 채권과 구조화 채권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투자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수익률을 도모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