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앞으로 검찰 내사단계에서 조사를 받던 기업이나 개인도 내사가 종결된 경우 내사사건 종결문을 받아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검찰개혁심의위원회(위원장 정종섭)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찰수사의 투명성 제고 방안' 등 검찰개혁 권고사항을 확정해 검찰에 권고했다.
이날 위원회는 내사를 받다가 종결된 사건에서 피내사자가 신청을 하면 내사사건 결정문을 피내사자에게 통지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검찰에게 권고했다.
현재까지는 내사가 종결된 경우 그 결과를 당사자에게 통지하게 하는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무혐의인 경우라도 당사자가 이를 입증할 방법이 없어 인권침해나 수사의 투명성 문제 등이 지적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권고에 따라 검찰은 관련 규정을 개정·보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위원회는 또 검찰 수사단계에서 불기소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본인진술이나 제출서류 외의 수사기록에 대해서도 열람이나 등사를 허용하도록 범위를 확대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이와 함께 성폭력·학교폭력 범죄 등 주요 사건에 대한 형사사법통계의 공개를 확대하고 고소·고발인이 동의하는 경우에는 피고소인에게 고소·고발장 접수사실을 통지하고 사본을 송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강조했다.
또 수사검사가 수사 중인 사건을 두고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이견이 있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도록 검찰청법상 이의제기권을 구체화 하라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검찰시민위원회 활성화 등 국민의 검찰 수사참여 확대 및 인권보장 강화방안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위원회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고검 산하에 검사 등의 직무상 중요범죄를 심의하는 검찰시민위원회를 설치할 것과 검찰시민위원회가 사실상 중요사건을 심의할 수 있도록 심의 대상을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또 수사과정에서 피의사실이 유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고소·고발 없이 곧바로 수사에 준하는 감찰에 착수할 것과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사건관계인의 촬영을 엄격히 제한할 것을 권고했다.
◇정종섭 검찰개혁심의위원회 위원장이 5일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검찰개혁 권고안 확정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최기철 기자)
검찰에 대한 감찰제도 개혁과 관련해서는 검사의 적격 검증을 강화하고 내부 비리자에 대해 더욱 엄중하게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르면 경력변호사를 검사로 임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임용 초기부터 적격심사를 강화해 자질이 없는 검사는 조기에 퇴출시킬 수 있도록 시스템이 마련될 전망이다.
또 대검찰청은 각 부서별로 일선검사의 전담 업무별 공과평가와 함께 성과와 인품을 엄정히 평가할 수 있는 자료를 축적, 이를 인사 참고로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는 검찰의 내부 비리 근절을 위해 감찰본부에 외부 전문가들을 ‘특별조사관’으로 임용하도록 하고, 검사의 비리를 전담하는 특별감찰부서와 비위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할 전담부서를 대검에 신설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검찰직원에 대한 비리제보자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제보자 보호규정을 명문화 하고 검사가 비위로 면직된 경우에는 변호사 등록을 제한함은 물론 징계부가금제도를 신설해 불법수익을 박탈하도록 주문했다.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 강화를 위해 위원회는 중수부 폐지로 인한 수사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부서를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의 권력이 비대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병행해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함께 대검에 특별수사 지원·지휘부서를 조속히 설치할 것과 '특별수사지휘지침'을 제정해 일선 청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또 검찰청간 권한 분산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의 일부 수사부서를 다른 검찰청에 분산 배치토록 하고, 일부 검찰청에 대해서는 특정 전문분야를 중점 육성해 해당 분야 사건에 대한 수사를 총괄하게 하는 방안도 마련할 것을 강조했다.
아울러 관할이 여러 청에 걸쳐 있거나 다수의 전문 수사인력이 필요한 대형사건에 대해서는 사안별로 ?맞춤형 T/F?를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검찰 인사의 객관성을 위해 검찰인사위원회 위원 구성을 다양화하고, 검사 인사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 검사에 대한 평가기준을 보대 객관화 하는 등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 4월24일 출범한 검찰개혁심의위원회는 총 7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이같은 방안을 확정했으며, 지난달 23일에는 전국 평검사 30명과 간담회를 갖고 일선 검사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위원회는 오는 11일 8차 회의를 갖고 상설특검제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