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지난 11월25일 김앤장 법률사무소(김앤장)가 아시아 로펌 최초로 세계적 법률 전문 매체인 영국의 후즈후 리걸(Who’s Who Legal)이 선정한 사회공헌 분야 10대 로펌에 선정됐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우리나라 로펌이 전 세계 유력 로펌 가운데 법률비즈니스 분야가 아닌 공익활동분야에서 10위권 안에 들었다는 사실은 의미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 사실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김앤장에 '1위'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붙어왔기도 했지만 각종 대형 이슈가 터질 때마다 김앤장이라는 이름이 거론될 때가 많은 탓이다. 때문에 김앤장을 거론하면서 공익활동을 연상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늘 제기가 되어왔다. 그렇다면 김앤장은 국내 1위 로펌으로서 어떤 사회 공익활동을 하고 있을까.
국내 로펌 중에 공익활동을 위한 상설기구를 처음 설립한 곳이 김앤장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 12월 15일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아름다운 가게 김앤장 Day’행사를 열어 김앤장의 변호사와 임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직접 판매하는 자선바자회를 갖고 그 수익금으로 독거노인 돕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이 행사는 11년째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사진제공=김앤장)
◇"'상생통한 동반성장'이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
김앤장은 1999년 사무소 내에 '공익활동위원회'를 설치해 공익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위원회의 설립은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이 지속가능 경영의 핵심"이라는 김앤장의 철학에서 비롯됐다. 당시 위원회는 구성원들이 공익활동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권장해 김앤장 내 공익활동의 바람을 불어 넣었다.
김앤장의 공익활동은 8년 뒤 '공익활동연구소'를 개설하면서 활동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내부 참여인원도 더 늘었다. 이재후 대표변호사가 김앤장의 공익활동을 직접 챙기면서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정기적으로 실시해 온 '아름다운 가게 김앤장 Day' 등 각종 공익활동이 정착된 것도 이 때부터다.
지난 5월1일. 김앤장은 공익활동 전담기구인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를 설립해 상근변호사와 상근직원을 아예 따로 두는 등 공익활동을 확대 개편했다. 초대 위원장으로 목영준 전 헌법재판관이 취임했다.
◇목영준 위원장
목 위원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마찬가지로, 전문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법조인들은 사회의 혜택을 많이 받은 계층이니 만큼 우리 사회로부터 받은 것의 일부를 어떻게 사회로 돌려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김앤장 구성원들이 공익활동에 임하는 자세이자 사회공헌위원회의 존재이유"라고 역설했다.
◇공헌위 '공익법률센터', '사회봉사센터' 두 축으로 구성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는 '공익법률센터'와 '사회봉사센터' 두 기구를 두고 있다. 공익법률센터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공익소송 및 공익법률의 제·개정 등을 지원하며 사회봉사센터는 복지시설 지원을 통해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직접 나서고 있다.
공익법률센터에 변호사만 50여명이 프로보노 지원 변호사단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공헌위원회가 결성한 사회 'K&C 프렌즈(K&C Friends)'는 결성 한 달여 만에 100여 명의 변호사와 직원들이 가입했다. 프렌즈 회원들은 지난 8월 가평군 수해복구 현장의 대민지원 활동에도 참여했다.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가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한 것은 '개성공단 가동중단사태'부터다.
북한의 일방적인 가동중단 통보로 개성에 진출해 있던 우리 중소기업들은 존폐의 위기에 서게 되자 위원회는 즉각 개성공단 피해기업을 위한 법률자문 지원단을 꾸리기로 결정하고 사내에 행정법과 입법전문가를 주축으로 한 TF 구성에 들어갔다.
◇'개성공단 기업 지원' 공지 30분만에 변호사 수십명 지원
당시 위원회는 사내에 협조요청을 공지해 변호사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받았는데 공지 30분만에 수십명의 변호사들이 지원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한다. 위원회는 이 가운데 행정법 전문가 등 6~7명으로 TF를 구성해 법률 지원에 나섰다.
이후 '김앤장 사회공헌위원회'의 활동범위는 더욱 다양화되고 폭도 넓어졌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과 업무 협약을 통해 장애인이나 탈북자, 난민 등을 위한 공익소송 대리 및 법무 지원하고 을지대의료원과 의료·법률 봉사단을 발족해 지난 8월 폭우 피해지역으로 달려가 현장지원은 물론 무료 법률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 등과 헙무협약을 맺고 아동과 장애인을 위한 인권보호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변호사 등 김앤장에 소속된 외국변호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네팔 어린이 콜레라 접종을 위한 모금 활동도 펼쳤으며, 해외입양인의 국적과 근로관계 개선을 위한 법률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김앤장은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백신 보급으로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전달하고자 매년 국제백신연구소(IVI)와 함께 ‘IVI-김앤장의 날’ 모금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 열린 ‘IVI-김앤장의 날’ 모금행사.(사진제공=김앤장)
김앤장의 공익활동은 법률관련 서비스 지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10여명의 미국변호사들이 순번을 정해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민센터 영어공부방에서 맞벌이 부부 자녀를 위한 영어를 가르치는가 하면 각종 바자회와 음악회를 열어 공익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아름다운 가게 김앤장 Day'행사는 매년 김앤장의 변호사와 임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직접 판매하는 대표적인 자선바자회로, 수익금을 독거노인 돕기 성금 등으로 기탁하고 있으며 올해로 벌써 11회째 행사가 열렸다.
◇김앤장 소속 외국 변호사들이 일주일에 두 번씩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내 공부방에서 맞벌이 부모 가정 아이들 및 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강의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김앤장)
◇공익지원 요청 月 수십건..전담 홈페이지 개설 예정
김앤장 측에 따르면 사회공헌위원회 공식 출범 이후 외부에서 접수되는 공익지원 요청만 한달에 수십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사회공헌위원회는 조만간 공익지원요청 접수와 처리만을 위한 전담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사회공헌위원회 전담변호사인 김민조 변호사(사법연수원 36기)는 "출범 이전에도 우리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곳곳에서 나눔 문화를 실천해 왔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내부 구성원들의 자긍심에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며 "공식화·체계화된 공익활동으로 구성원들이 느끼는 보람과 만족도가 한층 높아지며 변호사와 직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더욱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