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코스닥 사자"..신용잔고 사상 최대치, 왜?

입력 : 2014-08-29 오후 4:25:40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빚을 내 코스닥 종목을 사들인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스닥 상승에 베팅하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을 확신하기 어려운 시점인 만큼 이같은 현상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의 누적 신용융자잔고는 지난 28일까지 2조5043억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잔고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지고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뜻한다. 증가세는 지난 13일부터 단 하루를 제외하고 지속 중이다. 사상 최대 규모로, 전체 거래대금 중 신용잔고 비중은 1.81%에 달한다.
 
코스닥 시장 내 신용잔고가 급격히 증가한 데는 시장이 다시 상승할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됐다. 최근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유동성이 유입 중인 가운데 코스닥 시장에도 자금이 흘러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다.
 
코스피 상승 탄력이 둔화된 틈을 타 코스닥 시장이 부각될 것이란 희망도 배경이 되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수석 연구원은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사이 코스닥 지수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것 같다"며 "미국 시장도 전반적으로 장세가 좋아 신용잔고가 증가 중이기 때문에 기대감 측면에서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닥 시장의 신용잔고 급증이 화를 불러올 가능성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라크를 둘러싼 대외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된 시점이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하락장이 시작된다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빚이 많은 시장이라면 충격은 배가 된다.  
 
코스닥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이 아니라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유동성 효과 외에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코스닥 570선에 매물대와 저항선이 밀집돼 있고, 실적 모멘텀도 미미한 상황"이라며 "신용 잔고가 과거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면 조금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근 증가 중인 코스닥 신용잔고 추이(자료제공=대신증권 홈트레이딩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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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