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4분기 들어 자사주 매입에 나선 상장사가 돋보이는 주가 성적을 내고 있다.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인 코스피를 추월하는 흐름이다.
이 중 현대차와 NAVER, SK를 제외한 7개 상장사의 주가가 평균 7.7% 상승했다. 같은 기간 0.7% 하락한 코스피를 웃도는 수익률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겠지만, 주가에는 심리적 요인이 가장 크게 반영된다"며 "(투자자들은 자사주 매입을) 실적과 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상장사는 삼성증권으로, 두 달 간 24.6%의 수익률을 냈다. 삼성증권은 내년 1월 말까지 104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에 따른 수급 안정과 그룹 지배구조 개편 모멘텀이 맞물리며 10월 이후 상승세가 지속됐다. 주가는 이날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에 이어 상승률 2위 자리를 차지한 상장사는
한화생명(088350)이다. 한화생명은 내년 1월 중순까지 2600만주의 자사주를 취득키로 결정했다. 자사주 취득 결정 이후 주가는 가파르게 올라 지난달 이후 21.46% 상승했다. 매입 규모가 당시 유통 물량을 초월하면서 주가는 수급의 힘으로 급격한 오름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두산은 16.67%의 수익률을 내며 3위 자리에 올랐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책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두산은 올해 들어 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박스권 흐름에 머물고 있지만 자사주 매입 기업은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특히 자사주 매입 체결량이 일 평균 거래량보다 많은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