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다들 주가 이야기만 하지만 조직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직원들의 '주인 의식'이 없는 상태다. 직원들 머릿속에 '언제 잘릴지 모른다'는 생각이 많다면, 조직이 와해되기도 쉬운 것 아니냐.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 관리에 대한 복안이 있나."-소액주주 A씨
"맡겨진 고객 자산에 비해 직원 수가 너무 많아 리테일 부문에서 적자가 많이 났다..(중략)..시간이 급해서 직원들을 구조조정했고,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개인 성과급 폐지 등 대안을 마련했다."-주진형 한화투자증권 대표
20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동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한화투자증권 제54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개인 주주들은 주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을 향해 날 선 질문을 던졌다. 단순히 주가를 띄우라는 요구 외에 구조조정과 그룹 계열사 지원 의혹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질문과 비판도 잇따랐다.
(사진=뉴스토마토)
이번 주총은 주 대표의 제안에 따라 일종의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당 단상에 원형으로 놓인 의자에 주 대표와 박재황 경영지원본부 부사장, 오희열 투자은행(IB) 총괄 부사장 등 5명의 임원이 둘러앉아 주주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사회는 김범수 전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이날 한화투자증권의 주식 30만주를 보유 중이라는 소액주주 B씨는 그룹 IT계열사 한화S&C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문제삼았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씨가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한 한화S&C에 한화투자증권이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언급한 것.
B씨는 "앞으로도 한화S&C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주 대표는 "일반적으로 IT비용이 많이 나가는데 판관비 대비 22%나 된다"며 "새로운 시스템 개편과 비용 감축을 위해 한화S&C 인력을 썼다. 일부 도급 인력을 우리 소속으로 돌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질문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은 역시 주가 부양에 대한 부분이다. "3년간 주가가 액면가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주주 C씨의 항의에 대해 박재황 부사장은 "송구스럽지만 M&A나 투기가 아닌 한 주가가 급등할 여지는 없다.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주주 관계가 새롭게 정립되는 과정에서 주가도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시간 동안 이어진 새로운 형식의 주총에 대해 주주들은 비교적 만족하는 분위기다.
강남 일원동에서 온 주주 D씨는 "기대했던 것보다 토론이 원활하고 자유롭게 이어지지 않아 실망스럽다"면서도 "이번 주총을 비롯해 대표가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산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E씨도 "회사가 이렇게 소통의 자리를 마련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며 "이같은 노력이 주주권익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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