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몇 년 앞둔 상황이더라도 출마가 예상되는 현직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 참석자들 식비 상당부분을 대신 계산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1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홍모(76)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고의 식비 대납 행위는 기부행위로 봐야 하고 그 기부행위가 20대 총선으로부터 약 2년 8개월 전에 이뤄지긴 했으나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국회의원은 3선의 현역의원으로, 출판기념회사도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치철학 등 자신을 홍보하는 행사였다"며 "피고인으로서는 그 국회의원이 20대 총선에도 출마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다면 해당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와 같은 국회의원의 지역구 활동은 20대 총선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았더라도 다음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행사와 식사에 참석한 사람들도 대부분 지역구 유권자들로서 전?현직 도의원, 이장, 주민자치위원장 등 선거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다수였다"며 "피고인도 그 사정을 알면서 해당 국회의원에 대해 호감을 가지도록 하거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행사를 추진했다"고 판시했다.
홍씨는 새정치민주연합 강창일(63·제주시 갑) 의원의 고교 선배로서, 2013년 강 의원의 지역구인 제주 애월읍의 한 식당에서 열린 강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가 식사비 120만원 중 48만원 대신 낸 혐의(기부행위)로 기소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