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국거래소가 독점 체제에 안주하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언급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통한 경쟁제체 강화를 제시했다.
임 위원장은 2일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자본시장 발전과 실물경제의 원활한 성장을 위해서는 거래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현재 거래소는 여러 가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성장이 정체돼 있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오후 금융위원회에서 거래소 시장 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임 위원장은 거래소의 문제점으로 적극적인 상장유치가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600여개 기업이 코스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9000여개 기업이 코스닥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연 신규상장은 40건 내외에 불과하다”며 “세계 여러 거래소들이 투자자들을 위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비해 한국거래소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국제화의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 대표 게임개발 회사인 ‘넥슨’을 예로 들면서 거래소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넥슨이 과거 한국거래소가 아니라 일본시장에 상장한 적이 있었다”며 “한국거래소가 국제적인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 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번 방안을 통해 거래소시장의 경쟁력 강화와 코스닥·코넥스 시장의 기능 강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복안을 밝혔다.
그는 “거래소의 독점적 지위와 공공기관적 성격에 따른 비효율을 제거해 혁신적인 민간 서비스 기업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며 “코스닥과 코넥스 시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 뛰어난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이 기업을 창업하고,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거래소 노조가 금융위 방안에 반대의사를 나타낸 가운데 임 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거래소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개혁”이라면서 “거래소 경영진과 직원들 간 진정성 있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답변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