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덕에 큰 제습기가 날씨가 부메랑이 돼 추락했다. 2009년 4만대 수준이던 제습기 시장은 긴 장마와 습한 여름 날씨에 힘입어 불과 5년 만에 130만대 규모로 커졌다. 냉장고·세탁기·TV·에어컨·김치냉장고에 이어 6대 가전 자리까지 노렸다. 하지만 지난해 내수부진에 마른장마까지 겹치며 실패했다. 시장은 100만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날씨에 웃고 울던 제습기가 환골탈태해 돌아왔다. 여전히 날씨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빨래건조 등 생활제습 강화와 IoT 서비스 등을 통해 신규수요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여름 가전에서 4계절 가전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제2의 전성기 누리기에 나선 것이다.
◇위닉스의 올해 전략모델인 뽀송 3D 제습기. 사진/뉴스토마토
세련돼서 돌아온 '위닉스 뽀송 3D' 제품을 직접 사용해봤다. 지난달 말 장마가 끝났지만 여름인 탓에 여전히 덥고 습하다. 특히 샤워 후 또는 갓 삶은 빨래를 널고 나면 실내 습도가 70%를 넘는 것은 예삿일이다.
거실 구석에 제습기를 가동했다. 자동제습을 누르니 일반 제습기처럼 상단 부분에서 바람이 나왔다. 3D제습 버튼을 누르니 제품의 상단과 좌·우 세 곳에서 바람이 나왔다. 3방향 입체 제습이 가능해 집 안 구석구석 습기를 잡을 수 있다.
의류건조, 신발건조 등 부가기능이 강화돼 생활 편의성이 높아졌고, IoT 기능이 더해져 집 밖에서도 집안의 실내 습도를 조절할 수 있다. 제습용량 15ℓ, 물통용량 4.4ℓ로 제습기 용량이 커져 물통을 자주 비워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졌다. 다만 제품 크기도커져 편의성이 높아진 만큼 감당해야 할 무게도 늘어났다.
◇위닉스 뽀송 3D 제품의 물통. 용량은 4.4ℓ 이지만 3.7ℓ의 물이 차면 작동이 중단돼 물통을 비우고 사용해야 한다. 사진/뉴스토마토
제습기 원리는 에어컨과 같다. 에어컨은 실내의 따뜻한 공기에서 열을 빼앗아 밖에 내다 버리는 것이고, 제습기는 습기를 버린다. 에어컨은 컴프레서가 기체 상태인 냉매에 압력을 가한 후 순환하면서 열을 빼낸다. 제습기도 똑같다. 컴프레서와 순환원리를 이용해 습기를 짜낸다.
때문에 모터로 인한 소음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제품들은 이점에 착안, 인버터모터를 탑재한 제품들이 늘고 있다. 정속형 모터의 반대되는 인버터는 속도를 상황에 맞게 조절하면서 가동할 수 있어 전력소비량은 물론 소음과 진동도 줄일 수 있다. 위닉스의 뽀송 3D 제습기도 스마트 인버터 모터를 탑재했다.
확실히 소음이 적었다. 기존에 사용하던 타 브랜드 정속형 제품(10ℓ)과 비교 시 확연히 나타났다. 소음측정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측정 시 제습 약풍 기준 뽀송 3D 제품은 42~47㏈ 수준을 보여 정속형 제품 대비 10㏈ 이상 차이가 났다. 제품 용량이 클수록 모터 소리가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확연히 소음이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3D 제습이 진행되는 상황. 약풍 기준 소음은 50㏈을 밑돌았다. 사진/뉴스토마토
뽀송 3D 제품은 생활 속 활용도도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여름철에는 공기 중 습도가 높아 빨래를 말리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하루가 지나도 마르지 않는 일이 허다하다. 꿉꿉한 냄새도 고역이다. 저층 세대의 경우 햇볕에 빨래를 말리는 일도 요원치 않다.
퇴근 후 빨래는 널고 제습기를 켰다. 의류건조를 셋팅하고, 4시간 꺼짐예약을 했다. 빨래가 많을 경우 6시간 정도로 맞췄다. 따사로운 햇볕과 자연바람에 빨래가 마른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계획한 시간 안에 말끔하게 마른 의류를 얻는 것도 만족스러웠다.
제습기는 에어컨처럼 실외기가 없어 실내온도를 1~2도 이상 높이는 단점이 있다. 이 점이 빨래 말리는 데는 제격이다. 습기는 제거하면서 뜨거운 바람을 불어주기 때문이다.
젖은 운동화도 2시간이면 충분히 말릴 수 있다. 제품 뒷면 신발건조대 덮개를 열고, 신발 건조구를 조립한 후 신발에 끼우면 된다. 신발건조 모드 중 약풍, 강풍, 터보 등 바람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바람소리가 집중돼 소리가 커지는 단점은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깨끗해진 운동화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운동화 모드로 젖은 운동화를 건조하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스마트홈 기능으로 집 밖에서 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도 만족스럽다. 위닉스 뽀송 3D 제품은 SK텔레콤과 개발한 와이파이 통신기술이 탑재돼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퇴근 전 스마트폰으로 SKT 스마트홈 앱을 구동시켜 희망습도로 작동시킬 수 있어 집 안에 들어섰을 때 눅눅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공기정화 기능을 가동해 밀폐돼 있던 실내 공기를 정화하는 데도 유효하다.
◇SKT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IoT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사진/뉴스토마토
최근 에어컨들이 수요 진작을 위해 제습기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옮기며 필요한 기능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에는 제습기가 제격이다. 더구나 기능이 다양해져 제습기 자체만으로 사용 폭이 넓어졌고,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 버튼 하나만으로 가동이 가능하는 등 똑똑해지기까지 했다. 특히 위닉스의 올해 주력 제품인 뽀송 3D는 백색가전 일색인 제품들 가운데 최근 트렌드인 메탈로 색을 입혀 세련미도 갖췄다. 여름가전이라는 오명을 벗기에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하늘만 바라봤던 제습기가 부가기능 강화와 IoT로 수요진작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