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열린 금융시장동향 점검회의에서 MSCI 선진지수 편입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국내 증시를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에 편입시키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당국과 MSCI 관계자들이 최근 실무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등이 쟁점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관계자들은 MSCI 측과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1차 실무회의를 가졌다. 당초 지난달 27일로 예정됐던 실무회의는 MSCI 측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됐다.
금융위 자본시장과 관계자는 “첫 회의인 만큼 양측 간 의견을 교환했고,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며 “컨퍼런스콜 회의를 지속적으로 갖자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작성해 발표하는 주가지수로, 현재 전 세계 1200여 기관, 총 3조5000억달러 규모의 펀드가 이 지수를 참고로 투자전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23개국이 선진지수에, 우리나라는 브라질, 러시아, 중국, 대만, 인도 등 총 28개국과 함께 신흥지수에 분류됐다.
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금융시장동향 점검회의에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글로벌 투자자금이 국내증시로 유입될 수 있도록 우리지수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일 간부회의에서도 재차 MSCI 지수 편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국내 증시가 MSCI 선진지수로 분류되면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고, 단기투자 성격의 신흥시장 투자자금에서 중장기적인 성격의 선진시장 투자자금으로 점차 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선진지수 검토대상에 올랐지만 편입에는 실패했으며, 지난해부터는 검토대상에서도 제외됐다. 금융위는 내년 6월 시장재분류 심사 때 검토대상에 다시 진입하고, 그 다음해 선진지수에 편입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MSCI 측은 장외 환거래 시장 조성과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개편을 요구했지만, 금융당국이 난색을 표하면서 선진지수 편입이 무산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등록제로 인해 등록절차도 번거롭지만 본인의 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부분은 쉽게 합의할 수 있어도 이 사안에서는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