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은 현대증권 사장(사진)이 내년 금융투자업계 재편에 맞춰 투자은행(IB) 부문을 특화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에 따라 로보어드바이저(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를 개시하고 주주환원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22일 윤 사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대증권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글로벌, IB부문이 될 것”이라며 “IB부문 인력을 보강하고, 투자도 많이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IB부문에서 양호한 실적을 거뒀기 때문에 내년에도 이 부문에 집중해 이익을 지속적으로 내겠다는 설명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을 계기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특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앞서 현대증권은 KT, 우리은행과 함께 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해 지난달 말 인터넷은행 예비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윤 사장은 "불특정 다수의 고객을 상대로 현대증권을 서비스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며 ”일반 고객도 인터넷 상에서 손쉽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도록 비대면 채널을 통한 투자 상담, 소액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내년부터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설 계획이다. 윤 사장은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통해 주주들에게 보람을 주는 것이 내년 목표”라며 “신뢰 회복을 통해 현대증권이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아 주가 상승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내년을 ‘노사 상생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이동열 노조위원장과 노사 상생 합의서를 작성한 배경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윤 사장은 “올해 매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신뢰가 형성됐고, 그동안의 오해가 해소됐다”며 “경영진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실적을 내려고 노력한 점을 (노조가) 인정했고, 노조가 요구하기 전에 적극성을 보인 점도 직원들의 시각이 호의적으로 바뀐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대형 증권사 출범(대우증권 합병)과 금융투자업계 재편에 따른 생존 전략 수립도 절실해진 시점이다. 윤 사장은 “내년 초 증권업계의 새 질서가 마련되는 환경에서 ‘이제는 차별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긴장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많은 사업을 영위하고, 모든 본부를 똑같이 운영할 수는 없다”며 “예전처럼 뭐든 ‘백화점식’으로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이제는 글로벌 부문을 특화하고, 인터넷은행사업 참여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