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증 아이, 지능 낮은 것 아니다"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6-08-03 오후 4:20:17
자폐증 아동을 둔 부모들의 대표적인 잘못된 생각 중 하나는 자폐증을 지능저하로 여긴다는 것이다. 고기능자폐증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지만 자신의 아이는 왠지 지능이 매우 낮은 상태라 여기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가 이름을 불러도 멍하고 반응이 없으니 외견상 바보스럽게 느끼며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아이가 못 알아 들으니 말귀가 없다 여기게 된다. 어떤 교육을 반복해도 습득율이 현격하게 떨어지니 부모들은 자폐아동을 머리가 나쁜 아이로 단정하게 되는 것이다. 내 아이를 바보스러운 아이로 여기며 부모가 아이의 교육을 포기하거나 소극화의 길을 걷게 된다. 해도 소용 없을 것이라 여겨 지레 자포자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자폐아동들은 실제로는 가정 내에서 의례히 그러려니 하는 취급속에서 교육기회가 원천적으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과거에는 자폐아동 중 10% 아이들만이 머리가 좋으며 나머지 90% 아이들은 지적으로 떨어진 상태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평가방법의 차이 때문인지 자폐아동 중 50%의 아이들은 일반 아동들에 비해 지능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앞서 사례로 들었던 칼리의 예를 들어보자. 11살에 워드프로세스로 의사소통을 시작한 칼리의 경우는 아주 수준 높은 문장을 구사하며 작가 활동을 할 정도로 높은 지능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칼리는 스스로의 상태를 이렇게 고백했다 “자신은 단지 말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바보 취급을 받아왔다.” 즉 현재 지능을 검사하는 주된 도구는 언어를 이용한 검사법이다. 그러므로 자폐아동에게서 언어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능이 저하된 상태라고 평가받기 쉽다는 것이다.  칼리처럼 지적능력이 매우 높은 경우도 바보취급 받는다는 것이 그 단적인 증거가 된다.
 
캐나다 사어민 프레져 대학에서 진화와 자폐의 상관성을 연구하는 버나드 그래스피 생물학 박사는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한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자폐증은 인간의 지능이 고도화되는 진화과정에 만들어지는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 증거로 드는 것은 뇌세포가 많고 크다는 점, 뇌의 성장이 매우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점, 그리고 왕성하게 성장하는 시냅스조직, 향상된 정보처리 능력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우수한 형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절기능의 혼란으로 지능검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버나드의 주장을 접하기 전부터 같은 생각을 해왔다. 자폐증의 근본 베이스는 정보처리능력을 극도로 향상시키고자 하는 진화경향의 산물로 보인다. 따라서 기본적으로는 일반인에 비하여 우수한 두되 능력을 가진 것으로 생각되다. 다만 그 능력이 사회적 표현방식으로 조화되지 못하여 어려움이 나타날 뿐이다라고.
 
자폐아동을 둔 부모라면 생각을 바꿀 것을 권하고 싶다. 아이를 적절하게 치료하고 교육할 수 있다면 자폐아동은 매우 우수한 사회적 능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의 학력발달을 위한 노력을 결코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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