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몇 년간 증시침체로 인해 증권가 구조조정 대상 1순위로 거론됐던 애널리스트의 수가 올해 하반기에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대한 슬림화 과정이 상당 부분 이뤄진데다가 투자전략이나 해외시장 분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56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수는 1104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 1500명을 넘어섰던 애널리스트는 2014년 6월 1234명, 2015년 6월 1129명, 올해 6월에는 1075명까지 감소했다. 과거 애널리스트는 ‘증권가의 꽃’이라고 불리면서 각광을 받았지만 증권 업황이 좋지 않으면서 비용 대비 수익이 낮다는 이유로 구조조정 대상의 1순위로 지목됐다.
증권가에서는 이 추세라면 연내 애널리스트 1000명선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왔다.
최근 6개월 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9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김재홍 기자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사의 경우 2년간 32명에서 18명으로 감소하면서 애널리스트 수가 매우 부족했다”면서 “올해 29명으로 늘어나면서 인력부족을 해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센터장은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본다면 수년간 진행됐던 리서치센터 슬림화 과정이 끝나가는 시점”이라면서 “기존에 시니어 애널리스트가 퇴사하고 상대적으로 몸값이 낮은 신입 애널리스트가 유입되는 점도 증가세의 원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올해 해외시장이나 투자전략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면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많지 않은 상황이며,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애널리스트의 수요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에 올해 인수·합병(M&A) 이슈가 있거나 외국계 증권사들은 대체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미래에셋대우(006800)는 최근 6개월 간 77명에서 70명, 현대증권은 43명에서 41명, 맥쿼리증권은 13명에서 9명으로 감소했다. 애널리스트가 5명 있었던 비엔피파리바증권은 현재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애널리스트가 감소했다고 해서 반드시 이직이나 퇴사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경우에 따라 전문성을 살려 계열사 내 다른 부서로 옮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