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지난 5년간 중소 사업체는 근로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을, 중견·대규모 사업체는 임시일용직을 각각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간접고용업체 비중이 높은 사업시설 산업 등에서 임시일용직이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10월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와 2011년 10월부터 5년간 고용노동통계(사업체노동력조사)에 따르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10월 임시일용 종사자 수는 2011년 191만명에서 올해 164만2000명으로 13.0% 줄었다. 대신 상용직 종사자 수가 1236만명에서 1430만2000명으로 15.7%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300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은 214만9000명에서 235만1000명으로 9.9% 증가한 데 반해 임시일용직은 13만3000명에서 13만8000명으로 26.3% 급증했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임금노동자 중 임시일용직 비중도 5.8%에서 6.7%로 0.9%포인트 상승했다.
산업별로는 일시일용직 종사자 규모가 큰 사업시설, 공공행정, 교육서비스에서 임시일용직이 큰 폭으로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종사자 규모가 큰 제조업, 도·소매업에서는 임시일용직 규모가 통계상 무의미할 정도로 작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에선 정규직이 늘고, 대기업에선 비정규직이 늘었다고 일반화하기 어렵다”며 “대규모 사업체 중에서도 사업시설, 공공행정 산업 등에서 임시일용직이 늘었다고 보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사업시설, 공공행정, 교육서비스 산업의 임시일용직은 상당수가 용역 등을 통한 간접고용 노동자다. 해당 산업에서 임시일용직이 늘었다는 것은 사업체에서 상용직보다 임시일용직 위주로 신규채용을 실시했거나, 기존의 상용직을 임시일용직으로 전환시켰다는 의미다. 후자의 경우 계약기간을 3~6개월 단위로 쪼개는 ‘쪼개기 계약’일 가능성이 높다. 방식과 상관없이 임시일용직이 늘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부정적인 신호다.
고용부 관계자는 “임시일용직이 늘어난 데에는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요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면서도 “다만 쪼개기 계약 증가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사업체 규모와 상관없이 임시일용직이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대비 300인 미만 사업체에서는 1.5%, 300인 이상에서는 4.5% 각각 줄었다. 하지만 300인 이상의 경우 상용직 종사자 증가폭도 0.4%에 그쳐, 기존의 임시일용직이 상용직으로 전환됐다기보다는 고용시장 위축으로 임시일용직에 대한 신규채용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10월 1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는 1682만2000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2.1%(34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의 증가폭이다. 종사자 지위별로 상용직은 2.9%(39만3000명) 늘었으며, 임시일용직은 1.8%(3만3000명) 줄었다.
아울러 9월 5인 이상 사업체 전체 노동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364만7000원으로 지난해 9월보다 3.1%(11만원) 증가했다. 종사자 지위별로 상용직은 387만7000원으로 3.2%(12만1000원), 임시일용직은 145만6000원으로 3.9%(5만5000원) 각각 늘었다.
지난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관계자들이 교육공무직법 제정과 학교비정규직 차별해소 등을 요구하며 국회앞 농성돌입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